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음악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459호 (2021-02-08일자)

헤비메탈 로커와 컨츄리 싱어의 앙상블

벌써 10년이 더 지났지만, 2009년 오늘(2월8일) 제51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는 로버트 플랜트와 앨리슨 크라우스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들이 함께 만든 앨범 《Raising Sand》가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고, 이 앨범에 수록된 ‘Please Read the Letter’가 ‘올해의 레코드상,’ ‘Rich Woman’이 ‘보컬 협력상’을 받는 등 5관왕에 올랐지요. 두 사람의 이질성이 그냥 스치질 못하게 만드네요.

로버트 플랜트는 록 역사상 최고의 밴드 ‘레드 제플린’의 리드보컬로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찬사를 받았지요. 어렸을 때부터 앨비스 프레슬리의 광팬으로 로큰롤을 좋아했지만 회계사가 되기를 원하는 아버지 때문에 대학 코스에 들어갔다가 2주 만에 뛰쳐나와 낮에는 일하고 밤과 주말에 밴드를 오가며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가 야드버즈 출신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가 클럽에서 노래 부르는 로버트를 보고 한눈에 반합니다. “저런 사람이 어찌 무명으로 있을 수 있지?”

앨리슨 크라우스는 어머니가 반조와 기타를 치는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포크뮤직을 가까이했고 라디오로 록 음악을 듣고 자랍니다. 어머니는 5살 때 바이올린을 억지로 배우게 했고, 앨리슨은 11살까지 지겹게 배웠지만 나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앨리슨은 10세 때 지역에서 열린 블루글라스 노래대회에서 우승했고 14세 때 첫 녹음을 했으며 16세 때 자기 앨범을 냅니다.

로버트에 비해서 앨리슨은 덜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그래미상에 42번 후보로 올라서 27번 상을 받아 퀸시 존스, 게오르그 솔티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받았습니다. 가장 많이 상을 받은 가수이자 여성 음악가이고요.

《Raising Sand》로 그래미상을 휩쓸 때 로버트는 61세, 앨리슨은 38세였으니 무려 23살의 차이가 나네요. 두 사람은 국적도 영국과 미국으로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천양지차였습니다. 장르도 헤비메탈 록과 블루글라스 컨츄리 음악으로 어쩌면 물과 기름과도 같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음악은 나이, 국적, 환경과 장르도 극복하고 서로 어울리게 만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외국의 공연장에 가보면 60, 70대 가수의 공연에 20, 30대가 열광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갈수록 세대, 지역, 가치의 벽을 쌓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음악이 그것들을 허물 수는 없을까, 종종 상상하곤 합니다. 요즘 20, 30대들이 턴테이블을 구입해서 부모가 한때 쌓아놓았던 LP를 듣는 것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음악이 세대 벽을 허물 수가 있을까요?

오늘은 좋아하는 음악, 아니면 누군가가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면서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미움의 때는 떨쳐버리고 이해와 사랑, 감사, 기쁨으로 가슴을 꽉 채우면서….


[대한민국 핫 닥터] 고려대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


이번 주부터 ‘대한민국 베닥’에 이어서 ‘핫 닥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의사들 가운데 감동을 일으키거나,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를 소개해주는 코너입니다. 첫 회는 클라우드 기반의 PHR 플랫폼 회사 휴니버스의 대표를 맡은 이상헌 교수입니다. 플라스마로 척추통증을 완화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했고, 대규모 병원정보 표준 플랫폼의 정부 과제를 사업화하기 위해 벤처기업 대표를 맡은 교수입니다.

☞이상헌 교수의 스토리 보기


오늘의 음악

로버트 플랜트와 앨리슨 크라우스의 노래 두 곡 준비했습니다. ‘Gone, Gone, Gone’과 ‘Please Read The Letter’ 이어집니다. 보너스로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준비했습니다. 록 역사의 최고 명곡, 뉴욕 공연실황으로 준비했습니다.

  • Gone, Gone, Gone - 로버트 & 앨리스 [듣기]
  • Please Read The Letter - 로버트 & 앨리스 [듣기]
  • Stairway to Heaven - 레드 제플린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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