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박쥐 이동→코로나19 팬데믹(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후 변화로 중국 남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기는 박쥐의 서식지가 확장됐고 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미얀마와 라오스 접경지뿐만 아니라 중국 남부 윈난성 지역의 식생 이동에 대한 연구 결과, 지난 세기 동안 기온과 대기 이산화탄소 수치의 변화에 의해 열대 관목지가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들로 인해 열대 사바나와 낙엽림 지대로 이동하는 생물체들에게 적합한 환경이 조성됐고 이런 생물체 중에는 남아시아 박쥐 종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지난 100년 동안 적어도 40종의 박쥐가 윈난성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박쥐 개체군에 100종의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발생원을 조사 중인 세계보건기구(WHO)의 피터 벤 엠바렉 식품안전·인수공통전염병 전문가는 “코로나19와 가장 가까운 것은 2013년 중국 윈난성의 박쥐가 사는 동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라며 “완전히 같진 않지만 우리가 아는 한 코로나19와 가장 가까운 유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학자들은 “박쥐의 다양한 저장고 안에서 더 많은 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순환하면서 인간에게 전염 가능한 바이러스가 진화할 위험성이 증가한다”며 “동물 개체군 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동 분포를 연구하는 것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진화적 기원을 정확히 알아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박쥐와 코로나바이러스 생물 다양성이 고립돼 있을 때는 그렇게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기후 변화를 촉발시킨 인간의 여러 활동들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기는 박쥐의 다양성에 적합한 장소를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냄에 따라 인수 감염(동물사람 공통감염) 위험도 증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로버트 베이어 박사는 “도시지역, 농경지, 사냥터 등이 자연 서식지로 점점 더 깊이 확장되면서 인간과 병원균을 운반하는 야생동물 사이의 접촉 기회가 훨씬 더 많아지고 이것이 감염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Shifts in global bat diversity suggest a possible role of climate change in the emergence of SARS-CoV-1 and SARS-CoV-2)는 ‘사이언스 오브 더 토털 인바이런먼트(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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