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에게 운동 가르치면 안 되는 이유
부부끼리 운전을 가르쳐주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초보운전 시절, 옆 좌석에 앉은 남편의 잔소리탓에 부부싸움을 해본 적 있는 아내라면 공감할 얘기다. 운전 말고도 남편이 섣불리 나서지 말아야 할 때가 또 있다. 운동이다.
운동은 운전과 다른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먼저 배웠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조언할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다. 이는 부부는 물론 연인사이에도 명심해야 할 원칙이다. 미국 남성잡지 ‘멘스헬스’ 에서 남성들이 배우자 혹은 여자친구에게 운동법을 가르치면 안되는 이유를 소개했다.
부부와 연인이 함께 헬스장을 찾거나 ‘홈트’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흔히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운동 팁을 전수하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운동해서는 효과가 없다’ ‘어제 비디오를 봤는데 그렇게 동작하다 다칠 수 있다’ 등등. 분명 좋은 의도로 조언한다는 것은 알지만 간섭이 잦아지면 여성들은 은근히 짜증이 난다. 남자니까 운동에 있어서 여자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거슬린다. 게다가 상대의 발언이 왠지 여성의 몸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비판으로 느껴지면 싸움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남성이 헬스장에서 입을 다물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자=운동 트레이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괜한 참견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헬스장에 오랫동안 다녔다고, 스쿼트 등을 좀 해봤다고 운동 및 자세에 관해 전문가를 자처하는 남자들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전문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자격증과 다년간의 경력이 필요하다. 운동과 스포츠를 전공하는 교육과정이 존재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2015년 '힘과 조건화 연구’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적어도 대학수준의 정규 교육을 받은 개인트레이너가, 피트니스와 트레이닝 관련 지식 테스트에서 더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서 여러 가지 자격증 있는 개인 트레이너라고 해도 그 분야 전문 교육을 받은 개인 트레이너보다 지식기반 테스트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 설문조사에 응답한 모든 트레이너들은 평균 50퍼센트를 밑돌았다. 그 분야 실제 전문가들의 평균성적이 이 정도로 낮다면 비전문가는 오죽 하겠는가. ‘남자’라는 이유로 별다른 지식과 자격도 없는 상태에서 간접 지식을 전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의 몸은 모두 다르다. 개인에게 맞춤화된 훈련을 위해서는 관절과 뼈의 각도, 과거의 부상, 유연성, 근육의 불균형 같은 요인들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헬스 운동기구를 사용할 때도 각자의 몸에 맞춰 적절한 조정이 필요한 것 처럼 말이다.
운동 지도는 전문 영역에 속한다. 혹시 자신이 개인 트레이너의 지도아래 최적화된 운동 플랜을 짜서 실천하고 있다해도, 같은 방법이 배우자나 연인에게 좋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스포츠를 전공한 적도 없고 강사 자격증도 없는 남편 혹은 남친이 운동팁에 관련한 충고한다면, 쓸데없는 조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니깐 헬쓰장에서 트레이너만 쫑알거리고 다른 남자들은 입닥치고 있으란 얘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