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마다 식성이 다르듯, 전 세계 숙취해소 음식도 천차만별이다. 과음으로 거북한 속을 달래주기 위해 뜨끈한 국물을 선호하는 우리와 달리 스파게티, 칵테일로 속을 달래는 세계인들도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국판은 지난달 한국의 전주 콩나물국밥을 포함한 ‘숙취에 좋은 세계 9가지 음식’을 소개했다. 유명 음식평론가인 로렌 쇼키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이탈리아, 콜럼비아, 우간다 등의 해장음식을 골랐다. 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는 또 하나의 음식 자랑거리가 늘어났다.
로렌 쇼키가 소개한 세계 최고의 해장음식을 살펴보자.
1. 전주 콩나물국밥
로렌 쇼키는 “한국의 술 문화는 해장국이라는 새로운 음식장르를 탄생시켰다”며 “파와 고추 등을 넣고 만든 전주의 콩나물국밥은 한국에서 과음 후 아침에 먹는 매우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콩나물에는 비타민C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해독작용과 간 기능회복에 도움이 된다. 단, 콩나물국밥과 함께 빠질 수 없는 구수한 모주는 한 잔에서 멈춰야 한다.
2. 이탈리아 미드나잇 스파게티(Midnight spaghetti)
마늘, 올리브오일, 고추 등이 들어간 미드나잇 스파게티는 체내의 과도한 알코올 성분을 분해하는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 고추인 페페론치노를 섞은 스파게티면에 샐러리, 파슬리 등 허브를 첨가해 깔끔한 매운맛을 낸다.
3. 캐나다 블러디 시저(Bloody Caesar)
역시 해장에는 해장술! 칵테일 블러디 메리의 배리에이션으로 1969년 캘거리에서 시작됐다. 보드카, 서양고추냉이, 핫 소스, 우스터 소스에 클라마토 쥬스가 들어간다. 클라마토에는 조개맛이 들어 있어 비릿한 해산물 냄새가 함께 난다.
주로 샐러리와 라임을 꽂아 마시는데 보드카가 많이 섞이면 숙취가 더 심해 질 수 있다.
4. 하와이 로코모코(Loco moco)
하와이의 빅아일랜드 힐로에서 시작된 하와이 브런치다. 뜨끈한 흰 쌀밥 위에 햄버거 패티와 걸쭉한 소스, 달걀후라이 등을 얹어 먹는다. 숙취해소 여부와 상관없이 인기있는 로컬메뉴 중 하나다.
5. 콜롬비아 창구아(Changua)
계란을 우유에 데친 후 고수와 칼라도 빵을 얹어 스프를 만든다.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다.
계란에는 메스꺼움과 두통을 완화하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 성분과 간의 알코올 분해를 돕는 메티오닌 등 각종 아미노산이 들어있다. 전주콩나물국밥, 로코모코 등 해장음식에 빠질 수 없는 이유다.
6. 체코 유토펜치(Utopenci)
유토펜치는 피클처럼 절인 체코식 소시지다. 피클은 특히 동유럽에서 숙취치료제로 알려졌는데 러시아와 폴란드에서도 두통과 몸살 기운이 있을 때 피클즙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토펜치는 미리 요리된 돼지고기 소시지를 양파, 식초, 소금 등 각종 재료와 함께 일주일 가량 담가 톡 쏘는 맛이 날 때 먹는다.
7. 푸에토리코 산코초(Sancocho)
푸에토리코에서 인기있는 숙취해소용 스튜인 산코초는 중남미에서 많이 먹는 해장음식이다. 유카, 감자, 호박, 옥수수 등 야채와 소고기를 함께 넣어 푹 삶는다. 산코초는 아프리카 요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8. 멕시코 부엘베 알 라비다(Vuelve a la vida)
멕시코 요리 중 숙취에 좋은 요리로는 매운 해산물 요리인 ‘부엘베 알 라비다’를 꼽는다. 이 요리에는 새우, 굴, 문어 등 다양한 해산물과 매운고추, 토마토소스 등이 들어가 있다.
멕시코의 항구도시 베라크루즈에서 유래된 ‘부엘베 알 라비다’는 삶으로 되돌아 온다는 뜻으로 너무나 현실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9. 우간다 카토고(Katogo)
카토고는 토마토, 마토케(녹색 바나나), 피망 등을 조리해 만든 다음, 소나 염소의 부산물 등으로 만든 매콤한 스튜를 섞어 먹는 아침식사다. 녹색 바나나인 마토케는 주로 껍질을 벗겨 삶거나 구워서 먹는 우간다의 주요음식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