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 없어도…, 유방암 유전자 변이 확인돼 (연구)
유방암 가족력이 없는 일반 여성에게서도 ‘유방암 유전자 변이’가 확인돼, 추후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방암 걸릴 위험성을 예측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어느 유전적 돌연변이가 가족력이 없는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지, 이러한 변이가 일반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흔하게 발견되는지에 대한 종합 연구결과가 최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병리학자인 퍼거스 카우치 박사가 미국국립보건원 연구진와 함께 미국 전역의 6만 4천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첫번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 중 절반 정도가 유방암 환자였다. 연구진은 참가자 전원에 대해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 12개의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유방암 환자인 여성의 약 5%에서, 환자가 아닌 여성 1.63%에게서 문제가 있는 변이가 발견됐다.
전체적으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은 인종 집단 사이에 차이가 없었지만, 어떤 유전자 변이는 특정 집단에서 더 흔하게 발견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흑인 여성은 삼중음성유방암과 관련된 변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또한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8배, BRCA2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그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두 번째 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했으며 영국, 유럽, 호주, 아시아 지역 약 6만 명의 유방암 환자와 5만 3천명의 대조군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 34개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 메이오클리닉 카우치 박사의 첫 번째 연구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특정 유전자에서 변이 위험이 높았고, 환자가 아닌 일반 여성에게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될 확률도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다.
지금까지 유방암의 유전적 위험에 대해 알려진 것은 대부분 가족력이 있는 경우이거나 아주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등 특별한 상황에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들이었다. 유전자의 특정 변이에 대해서나 이 유전자 변이가 유방암 발병 확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기초로 유방촬영술이나 예방적 수술 등 환자가 어떤 조치를 취할 지에 대해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돕기 위해 정확한 위험 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종류의 유전자 검사는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권장하지 않는다.
한편, 최초의 유방암 성향 유전자 BRCA1을 발견한 워싱턴대학교 마리-클레어 킹 박사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암 진단을 받기 전에 이 유전자들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지 모든 여성이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 유방암으로부터 많은 여성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