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비’라 괜찮다? 하루 담배 한 대만 피워도 ‘중독’
2021년 새해를 앞두고 신년 계획으로 금연을 꼽은 사람들이 많다. 가볍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어떨까? 금연을 고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니코틴 중독이라 여기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하루에 담배 단 한 개비를 피워도 니코틴에 중독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담배를 적게 피우면 중독이 아니라고 간주하고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상학적으로 중독 평가에 대한 지침을 더 정교히 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행동과학자 제이슨 올리버 교수팀과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 편람 제 5판(DSM-5) 기준에 따라 니코틴 중독으로 평가받은 흡연자 6,700명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매일 흡연하는 사람 중 85%가 중독되어 있는 것을 알아냈다.
놀라운 사실은 하루에 단 1~4개비를 피우는 사람 중 2/3에 달하는 사람들이 중독 상태였고, 일주일에 한 번 미만으로 흡연하는 사람 중 1/4 정도가 중독이었다. 그동안 통상 하루에 담배 10개비 이상은 피워야 중독으로 여겨왔지만, 이번 분석결과는 많이 피우지 않아도, 심지어 매일 피우는 사람이 아니어도 담배 니코틴에 중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니코틴 중독의 심각 정도는 흡연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하루에 1~4개비를 피우는 사람 중 35%가 중등도 또는 중증 중독이었던 반면 하루에 21개비 이상을 피우는 사람들의 74%가 중독이었다.
니코틴 중독(니코틴 의존)인지 평가할 때에는 DSM-5에 명시된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임상의들이 ‘하루에 담배를 몇 개비 피우십니까’와 같은 단순한 질문을 통해 쉽게 중독을 진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중독에 관해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조언이다.
연구진은 “담배를 적게 피우는 것이 많이 피우는 것보다 덜 해롭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담배를 얼마나 자주 피우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문항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흡연 중독에 관해 조사할 때에는 매일 흡연하는지 여부까지 포함해 모든 부분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매일 흡연하지 않는 사람들도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독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미국예방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