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 기부는 건강에 유익해

[사진=JV_PHOTO/gettyimagesbank]
남을 돕는 친절은 우리의 신체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예컨대, 자원봉사 자선 기부를 비롯해 길에서 마주친 어르신의 짐을 들어주거나 무거운 손수레를 밀어주는 등 작은 선행이 그렇다.

다양한 연구에서 이타적 행동이 복지와 장수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애당초 건강한 사람이 봉사도 하고 친절도 베푸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이를 십분 감안한 과학적 연구들을 통해서 친절과 웰빙의 상관관계가 꾸준히 밝혀지고 있다.

코로나시대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두기가 일상화 된 2020년. 자원봉사 활동이 중단된 곳도 많다. 해마다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냄비도 자원봉사자가 대폭 감소한데다, 거리에는 사람들 발길이 줄어들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남도 돕고 내 몸도 좋아지는 작은 친절이나 이타적 행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BBC인터넷판은 친절이 우리 몸에 어떻게 유익한지를 소개했다.

왜 친절은 건강에 유익할까

아니가키 트리스텐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교수(신경과학)에 따르면 친절과 이타주의가 우리의 신체적 웰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하등 놀라울 게 없다. 원래 인간은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 그래서 서로 연결되어 있을 때 보다 나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이 같은 상호 연결성의 일부가 곧 주는 행동(giving)이란 설명이다 .

예를 들자면, 자원봉사 활동의 경우 조기 사망위험을 24% 감소시키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이 정도 수치는 날마다 6인분 이상의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캐나다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다. 초등생 대상 과외지도를 한 자원봉사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대상으로 4달 후 혈액검사를 했다. 자원봉사 고교생의 경우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혈중 콜레스트롤 수치가 눈에 띄게 감소됐고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염증지표인 ‘인터루킨 6’ 도 낮아졌다.

세상이 떠들썩할 만한 봉사활동과 기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낯선 이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주는 등의 소소한 친절을 베풀어도 건강에 염증과 관련된 백혈구 유전자의 활동이 둔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 암, 심장병 등의 질환과 연관된 염증 수치가 낮아지면 그만큼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셈. 돈도 마찬가지다. 나를 위해 소비하는 것보다 남을 위해 돈을 쓸 때 수면과 혈압 등 개선에 효과를 발휘한다.

가족간에도 친절과 건강웰빙의 원칙은 적용가능하다. 정기적으로 손주를 돌봐주는 조부모는 그렇지 않은 조부모에 비해 사망률이 37%까지 낮게 나타났다. 이는 규칙적 운동에서 얻는 효과보다 더 크다.

’친절 근육’ 필요한 시대

운동에 천부적 재능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운동신경이 둔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누구라도 꾸준히 운동을 계속하면 몸에 근육이 늘어나듯 친절도 마찬가지다. 친절 유전자가 부족한 사람도 꾸준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자기 안에 잠재된 ‘친절근육’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올해 ‘팬데믹 친절’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2020년 초반 6개월 동안, 영국인들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억 파운드나 더 많이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독일에서는 올 2월 조사에서 41%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없다고 답했으나, 초여름에 다시 조사한 결과 그 수치는 19%로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팬데믹 친절’이란 이름이 생긴 것이다.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 정말로 우리 자신에게 좋을 때가 있다,” 신경과학자 이나가키 교수의 조언이다. 작은 친절과 기부를 통해 남도 돕고 나의 건강도 챙겨야 할 까닭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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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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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h*** 2020-12-30 11:39:46 삭제

      친절과 기부, 그리고 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보고 친절과 기부의 삶을 실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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