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환자 증가...배란·유전자 변이가 발병률 높여
난소암은 흔하게 발생하는 암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재발률과 질병 진행으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 받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장기간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약제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처럼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난소암 치료 영역에서 PARP저해제인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었던 것으로 평가되면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7일 린파자 국내 출시 5주년을 맞아 그 임상적 가치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난소암은 상피성 종양, 생식세포 종양, 간질성 종양 등 세 가지가 있는데, 환자의 90%는 상피성 난소암을 가지고 있다. 즉, 보편적으로 난소암이라고 하면 상피성 난소암이라고 보면 된다.
난소암은 여성암 발생의 2.4%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빈도면에서는 유방암이나 갑상선암처럼 흔한 암은 아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처럼 환자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암과 달리,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난소암 고위험군 여성이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난소암은 환경적 요인의 영향도 받지만 배란이나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는 "배란 시 상피가 파열되고 복원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 난소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배란을 많이 할수록 난소암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을 하면 10달간 배란을 쉬고, 또 수유를 하는 동안 배란을 안 하니 거의 2년간 휴지기가 생긴다. 예전처럼 다산하던 시대에는 오랫동안 난소가 쉬니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임신이나 수유 경험이 없는 여성이 늘면서 난소암 고위험군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배란뿐 아니라 유전자 변이 역시 난소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인구의 난소암 발병 위험 인구는 1.3%지만, BRCA1 변이를 보유하고 있으면 39%, BRCA2 변이가 있으면 11% 난소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BRCA 유전자는 종양 억제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손상을 입은 DNA가 복구되지 못해 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린파자는 이러한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에서 표적항암제로 기능한다.
린파자의 허가임상인 SOLO-1연구의 저자이자 국내 리얼월드 연구를 주도한 김병기 교수는 "린파자는 높은 재발률이 난제였던 난소암에 있어 유지요법으로 새로운 치료영역을 개척했다"며 "PARP 저해제 가운데 최초로 BRCA 변이 난소암의 1차 유지요법에서 약 5년의 추적관찰 결과를 발표해 난소암의 장기생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BRCA변이 난소암에서의 2차 이상 유지요법에서도 의미 있는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보였다는 점도 덧붙였다.
SOLO-1연구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새롭게 진단된 BRCA변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대비 린파자의 무진행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이다. 연구 3년 시점에서, 린파자는 위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
린파자는 수술 시점과 관계없이 질병 진행과 사망위험 감소 결과를 보였고, 수술 후 결과에 있어서도 잔존종양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된 질병 진행과 사망위험 감소 결과를 나타냈다. 린파자군 중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2%, 약물 용량을 조절한 환자는 28%로 나타났고, 대다수의 이상반응은 투약 중단보다는 용량 감량과 일시 중지로 조정됐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 및 중등도(1~2등급), 3등급 이상 이상반응 중 가장 흔한 것은 빈혈이었다.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일관된 유용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리얼월드 연구는 2년간 린파자 단독 유지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BRCA변이 백금민감성 고도 장액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 100명의 의료데이터를 후향 분석한 다기관 연구다.
연구 결과, 린파자 복용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14.6개월, 치료 24개월차의 무진행 생존율은 42.4%로 나타났다. 수집된 이상반응의 61%는 경증 및 중등도로 분류됐고,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빈혈이었다. 추적기간 중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한 환자는 전체의 4%였고, 이상반응을 보인 전체 환자의 약 23%는 투약량 감소 없이 적절한 처치 후 치료를 지속하며 기존 연구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