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창도 스마트하게…발 이상 감지해 족궤양 예방
스타트업 ‘플렉스트라파워’ 린 레이 대표 인터뷰
첨단 스마트 신발 깔창을 개발해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미국 스타트업인 플렉스트라파워(Flextrapower)의 린 레이 대표(36)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플렉스트라파워는 어떤 회사인가?
“그래핀 소재를 정보통신 기술(IT)과 접목해 의료 기기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2015년 설립됐고 뉴욕에 본사가 있다. 주력 제품은 당뇨병성 족궤양의 초기 진단이 가능한 스마트 신발 깔창이다.”
-족궤양의 조기 진단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진단하나?
“당뇨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병성 족궤양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최악의 경우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예방과 초기 진단이 대단히 중요하다. 스마트 신발 깔창에 탑재된 그래핀 센서가 발바닥의 열과 압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이상 현상이 감지되면 앱을 통해 환자와 주치의에게 경고 메시지가 전달돼 초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스티븐스공대 박사 과정 때 아내가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아 당뇨병에 관심을 가졌다. 당뇨 환자가 발바닥에 생긴 상처를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바람에 족궤양이 생겨 발가락과 다리를 절단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다는 걸 알게 됐다. 연구 중이던 나노 물질인 그래핀 소재가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연할 뿐만 아니라 열전도율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 신발 깔창을 개발해 모니터링 솔루션과 연동시키는 것을 구상하게 됐다.”
-제작 과정을 설명해달라.
“교내 연구실과 공동 개발했다. 2015년 미국과학재단에서 100만 달러를 지원받아 2017년 첫 번째 시제품을 만들었다. 뉴욕대 랑곤메디컬센터와 공동으로 당뇨 환자들을 대상으로 깔창이 일상에서 잘 적용되는지 시험했다. 두 번째 시제품은 더 많은 환자로부터 제품과 솔루션에 관한 피드백을 받았으며 현재 랑곤센터에서 시제품에 대한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고어(Gore)사와는 어떤 협력 관계인가?
“2018년 인연이 시작된 공식 협력사다. 플렉스트라파워의 그래핀 센서와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을 고어사의 텍스타일 기술과 접목해 스마트 의류 개발과 만성질환 관리 시스템 개발 등을 목표로 함께 작업하고 있다.”
-스마트 신발 깔창은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왔나?
“현재 임상 시험을 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상용화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로 늦어졌지만 내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 제품은 별도의 진료를 하지 않고도 일상에서 족궤양을 초기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어 환자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바이러스 차단용 그래핀 필터 마스크도 생산하고 있는데 특성이 무엇인가?
“면 소재 마스크에 그래핀 필터를 부착해 안전하고 통기성이 뛰어나며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하다. 그래핀 필터는 14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올해 출시 직후 3만 개를 판매했고 한국에서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래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섬유센서와 근육의 움직임에 따른 전류 변화를 기록하는 근전기록장치(EMG)를 탑재한 스포츠 티셔츠를 개발하고 있다. 티셔츠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근육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측정해 부상을 예방하고 정밀 진단도 할 수 있다. 차세대 생체 측정 기술로 신체운동학과 운동요법에 활용될 수 있다.”
-어떤 특허를 갖고 있나?
“모두 다섯 개의 미국 특허청 특허를 갖고 있다. 스마트 신발 깔창을 만들기 위한 그래핀 재질의 필름 센서, 그래핀 옥사이드를 활용한 신축성이 강한 전자기기 부품 등 모두 그래핀 기술 관련 특허들이다.”
-한국 시장에는 어떻게 진출하게 됐나?
“대한당뇨병학회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당뇨병 발병률이 14.4%나 된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져 65세 이상이면 65.8%까지 올라간다. 최근에는 노령화와 식습관으로 인해 발병률이 높아지고 젊은 당뇨 환자를 비롯한 전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사업에 선정돼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게 됐다. 한국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빠르게 도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얼리어답터가 많은 나라로 의료 기기를 시험하고 출시하기에 좋은 시장이다.”
◆ 린 레이 대표는 스티븐스공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플렉스트라파워의 창업자 겸 대표. 최첨단 감지 기술을 옷이나 신발에 접목해 일상생활에서도 건강 이상이나 신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의료 기기를 제작했다.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그래핀 기술 관련 다섯 개의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으로 베트남국립대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애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