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맞아야 하나, 그렇다면 어떻게?
‘독감 백신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오전 현재 독감 백신을 맞고 유명을 달리한 사람이 11명 보고됐고, 전국 곳곳에서 독감반응 이상반응이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감염병 및 백신 전문가들은 “극소수에게서 백신의 부작용은 늘 있어왔고, 올해 더욱 더 부작용이 부각돼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백신을 맞아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훨씬 많다”면서 백신을 맞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누리꾼들은 “정부 공무원과 전문가들부터 먼저 맞아라,” “멀쩡한 업체 독점이라고 쫒아내고 의심스러운 업체가 업무 맡아서 사고가 났다,” “가족이 걸어서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백신 맞고 왔다가 이런 일을 당해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등 이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백신을 맞지 않았다가 독감에 걸리는 것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지난 독감 시즌 최소 3900만 명이 독감에 감염돼 2만4000여 명이 숨졌으며, 백신 접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3000~4000명이 독감 합병증 탓에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독감에 걸리면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에 더 취약해지기 때문에 백신 접종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독감 백신에 대해 우려할 만한 사항들이 있지만, 직접 인과관계가 밝혀진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때 2명이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발작)으로 의심됐지만 1명은 질식사로 판명됐고, 나머지 1명도 보호자가 기저질환으로 인한 병사 가능성을 얘기한 상태”라고 응답했다.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 균주의 활동력을 없앤 다음 계란 속에서 배양해서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발작을 일으킬 수가 있다. 이밖에 독감 백신은 발열, 근육통, 두드러기, 현기증, 메스꺼움 등의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백신 접종 후 25명이 숨졌다고 보고됐지만 2009년 65세 여성은 눈 신경,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는 ‘밀러-피셔 증후군’으로 진단받고 입원해 폐렴 때문에 숨진 것만 인정됐다.
그러나 올해 국가 무료 예방접종을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확대했고, 정부가 정치권의 백신 확대 요구에 맞춰 독감 생산량의 대부분을 저가로 선점함으로써 생산, 유통 경로가 바뀐 점이 ‘백신 품질’에 영향을 미쳤는지, 특정 국산 백신에서만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점 등에 대해서는 엄격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득과 실을 따져서 고위험군은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의료기관 종사자나 만성폐질환, 심장병, 간질환, 콩팥질환, 당뇨병, 암 환자 등 만성질환자,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 5세 이하 어린이,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소아청소년 등은 맞는 것이 좋다. 생후 6개월 이하 아기는 부작용이 효과보다 크므로 맞지 않는다. 환자, 노인과 함께 사는 사람이나 6개월 미만의 젖먹이를 돌보는 이도 백신접종 권장 대상이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가능하면 예방접종은 오전에 맞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1~2시간은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쉬고 나서 귀가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독감 백신 접종 뒤 목욕이나 수영을 하면 체온의 변화 때문에 후유증을 겪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가능하면 집에서 미리 체온 상태를 측정해 열이 없을 경우 목욕을 시키도록 한다.
예방접종을 받은 날엔 과격한 운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 접종 후 3일 간은 고열, 경련 등을 주의해야 하며 접종 부위가 붉게 올라오거나 붓는 경우 또는 아프면 병원을 찾도록 한다.
경계군에 있는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은 정부와 의료계의 조사 발표를 기다리면서 백신 접종을 미루고 위생에 철저하라고 권하는 전문가도 있다.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위생에 철저해서 감기를 비롯한 전염병이 줄어든 만큼, 코로나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독감백신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