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권장량 기준 너무 낮다”

[전의혁의 비타민D 이야기] ⑤복용량의 진실

사진=gettyimagesbank

현재 우리나라에서 권장하는 비타민D 일일 섭취량은 성인 기준 충분 섭취량 400IU, 상한 섭취량 4,000IU다. 비타민D 부족 및 결핍의 증상이 구루병 혹은 골다공증 등, 뼈에 관련된 것에만 국한된다면 이러한 낮은 권장량이 합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타민D의 작용이 뼈를 넘어서 인체 곳곳에 미친다는 것이 이미 수없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에게 알려진 비타민D 권장 섭취량이 매우 낮아서 외려 문제란 것도 이미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정해진 비타민D 일일 섭취량 400IU가 아니라 상한선인 4,000IU를 섭취하는 것을 권하고 있는 의사나 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타민D가 지용성이므로 4,000IU, 5,000IU 이상의 비타민D를 복용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D를 과다복용하면 핏속의 칼슘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슘 혈증이 생겨 소화장애, 구역질, 구토, 피로, 어지러움, 무기력증, 빈뇨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 되레 뼈의 약화를 부를 수도, 신장과 심장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에서 정해진 비타민D 권장 섭취량보다 더 많이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부작용은 극단적으로 많이 섭취했을 때에만 나타났다. 2007년 1월 《미국임상영양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비타민D에 대한 위험평가(Risk assessment for vitamin D)’에 따르면 매일 30,000IU씩 장기간 복용하거나 전체 수치가 200ng/mL를 넘지 않으면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비타민D 일일복용량, 혈중 농도와 독성에 대한 연구. 그래픽 출처: GrassrootsHealth

또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한국영양학회의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보고에서도 일일 10,000IU까지를 최대 무해 용량으로 설정했으며, 가장 최근에 발표된 비타민D 독성 관련 임상 논문에서도 일일 15,000IU 복용, 비타민D 수치 120ng/mL까지는 독성이 안 나타난다고 나타났다.

또 하나 잘못 알려진 사실은 정상적 혈중 비타민D 수치다. 비타민D에 대해 잘 안다는 사람들도 비타민D 정상 수치를 30ng/mL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히 따지면 정상 수치는 30~100ng/mL이다. 대부분의 비타민D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수치는 40~60ng/mL이며, 50~80ng/mL에서 최적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권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는 매일 비타민D 4,000IU 이상을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유지될 수 있는 수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과는 달리, 현재 권고되는 상한 섭취량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 필요한 적정선인 것이다.

비타민D를 권장량보다 훨씬 많이 섭취해도 좋다는 것을 증명하는 산 증인이 바로 필자와 내 가족들이다. 우리 가족은 10여 년 전부터 비타민D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비타민D의 중요성을 알고 비타민D 교육과 계몽에 앞장서왔던 필자는 새로운 임상 실험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복용량을 늘려왔다. 그리고 가족 모두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비타민D 혈중농도 검사를 받고 있다.

2017년 10월 비타민D 혈중농도 검사 결과는 필자가 190ng/mL, 아내가 187ng/mL, 고1 아들이 136ng/mL, 중2 딸은 100ng/mL이었다. 이 검사 전까지 2년여 동안 필자의 부부는 매일 30,000IU씩, 아들과 딸은 매일 5,000IU씩을 복용해 왔다. 병원 의사들은 아마 이렇게 높은 수치는 듣도 보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가족 모두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고 오히려 건강은 더 좋아졌다.

아내와 필자가 고용량의 비타민D를 복용한 이유는 건강 때문이었다. 2014년 12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아내는 2015년 1월부터 항암 치료를 받았으며, 2015년 6월에 수술을 받은 뒤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렇게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하는 기간 중 나는 아내에게 매일 50,000IU의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도록 권유했고, 치료가 다 끝난 후부터는 매일 30,000IU로 복용량을 내렸다. 해외의 여러 논문들을 통해 항암에 있어 비타민 D의 효과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암 수술 및 항암 치료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낳았고 그 후 6개월마다 검사를 받을 때도 모든 검진 수치가 정상인보다 더 건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지 내 아내에게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뒤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비타민D와 암, 특히 유방암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임상 연구는 상당히 많이 발표되고 있다.

이후 혹시나 모를 비타민D 독성이 우려되어 복용량을 줄였다. 현재 나와 아내는 매일 10,000IU, 아들과 딸은 매일 2,000IU를 복용하고 있는데 2018년 8월 검사 결과 나는 94ng/mL, 아내는 111ng/mL, 아들은 46ng/mL, 딸은 41ng/mL이 나왔다. 이 정도면 최적의 범위 내에서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된다.

중요한 것은 하루 복용량이 얼마냐가 아니라 ‘우리 몸속에 비타민D가 얼마나 있느냐’인 혈중농도 수치이다. 이론적으로 3개월 동안 하루 1,000IU를 꾸준히 복용하면 비타민 D 수치가 10ng/mL 정도 되고, 매일 4,000IU를 꾸준히 복용하면 40ng/mL, 5,000IU를 복용하면 50ng/mL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비타민D를 흡수하는 정도가 다르고, 비만도의 차이로 같은 양의 비타민D를 복용하더라도 수치가 제각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적당한 양의 비타민D 섭취로 건강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비타민D 혈중농도 수치를 검사해 보고 최적의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복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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