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겼다고? 늙은 호박의 뜻밖의 건강효과 5
흔히 못 생겼다는 뜻으로 쓰이는 ‘호박’은 국어사전에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 호박꽃은 노랗고 탐스럽게 피어 매우 아름답다. 요즘 제철인 늙은 호박은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하다. 몸의 부기를 빼주고 피부를 좋게 하며 코로나19, 독감 유행 시기에 면역력 향상에도 좋다. 속이 꽉 찬 열매채소로 버릴 게 하나 없는 호박에 대해 알아보자.
◆ 다양한 호박의 종류
호박은 동양종 호박, 서양종 호박, 페포종 호박, 흑종 호박 등으로 구분한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 동양종 호박은 된장찌개에 많이 들어가는 애호박과 호박죽, 호박즙에 이용되는 늙은 호박이 대표적이다. 서양종 호박에는 단호박과 크기가 매우 큰 대형 사료용 호박이 있다. 동양종 호박은 과실 자루가 오각형인 반면, 서양계 호박은 원통형이며 과실이 완숙되면 코르크층이 형성되어 수확시기를 알 수 있다. 페포종 호박으로 주키니 호박, 국수 호박, 관상용 호박 등이 있다.
◆ “몸에 나쁜 활성산소 제거” 풍부한 항산화 영양소
호박에는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하다.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에 의한 몸의 산화(손상, 노화)를 막아주고 암 발생의 위험도를 낮추어 준다. 활성산소는 정상적인 대사과정에서 생기지만, 쓰고 남은 것은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 손상을 입힌다. 항산화제는 이런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 준다.
항산화제의 하나인 비타민 A는 레티놀과 비타민 A의 이전 물질인 카로티노이드를 총칭하는 말이다. 주로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것은 카로티노이드로 호박 속처럼 오렌지색, 노란색, 녹황색, 붉은색을 나타내는 식물 색소다. 사람 몸 안에서는 합성이 되지 않으므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든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 안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
◆ 애호박을 된장국에 넣는 또 하나의 이유
애호박은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등이 매우 풍부하며 칼륨함량이 높아 체내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젓갈, 국물 등 짠 음식을 자주 먹는 경우 애호박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다. 짠 된장국에 애호박을 넣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숨어 있다.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위암은 국내 1위 암이다. 나트륨이 위벽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암으로 발전한다. 국물 음식의 맛을 유지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애호박 등 칼륨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추가하는 게 좋다.
◆ 유방암, 폐암 예방에 좋은 베타카로틴 효과
호박에 많은 베타카로틴 성분은 비타민 A의 이전 물질이며 건강한 피부와 면역력, 눈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다. 호박처럼 주황색 빛깔을 내는 당근, 고구마 등에도 많다. 늙은 호박의 진한 노란빛은 카로티노이드 색소 성분에 의한 것으로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전환돼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녹황색채소(늙은 호박, 단호박, 고구마, 당근 등)는 유방암 및 폐암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국립암센터 자료). 음식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주방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주부들이 호박을 자주 먹을 경우 폐암 뿐 아니라 유방암을 막는 효과가 있다. 늙은 호박은 이뇨 성분이 있어 산후 부기, 당뇨병으로 인한 부종 제거에 많이 사용한다.
◆ 호박, 어떻게 먹을까?
호박은 된장찌개, 호박죽, 호박찜 등 호박 요리를 비롯해 호박 주스, 호박즙, 호박 샐러드 등 가공 식품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된장찌개에 맛을 돋우기 위해서는 애호박, 구수한 호박죽에는 늙은 호박, 달큰한 호박찜에는 단호박이 쓰이고 있다. 늙은 호박을 넣은 영양찜닭, 해물 된장찌개, 강된장을 만들 수도 있다.
늙은 호박을 손질하고 남은 호박씨는 볶아서 간식으로 먹을 수 있다. 호박씨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늙은 호박은 보관이 쉽지만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말려서 사용하거나 쪄서 냉동 보관해 사용해도 좋다.
이 밖에 모양이 좋은 늙은 호박은 자연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어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다’ 옛말처럼 호박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찬바람이 불어 푸른 잎채소가 줄어들 즈음, 방 안에 보관하던 늙은 호박으로 비타민을 섭취하며 건강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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