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확진 후 마스크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늦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헬기 탑승을 위해 걸어가던 중 기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러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코로나 확진 판정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다. 그는 수행원들을 코로나에서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스크는 코로나 예방 뿐 아니라 전파를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가벼운 증상이 있으며, 하루 종일 업무를 수행했다. 예방적 조처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며칠간 월터 리드(병원)에서 업무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열·코 막힘·기침 등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지난 29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바이든 민주당 후보)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는 볼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 내가 이전에 보지 못한 가장 큰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보건 전문가는 “현재까지 마스크는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 예방책”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 “코로나19 예방에는 백신보다 마스크를 쓰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지난달 16일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공급으로, 대부분의 미국인은 내년 2-3분기까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이 전해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레드필드가 백신의 출시시기에 대해 헷갈렸거나 잘못된 정보를 말했다. 백신은 10월이면 시중에 나올 것”이라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 미국 대선일인 11월 3일을 의식한 발언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98% 이상 예방효과를 보이는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코로나19는 V형, GH형 등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존재해 해당 바이러스의 유행 시기에 따라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한 번 맞으면 약효가 6개월 정도 유지되는 독감백신처럼 코로나19 백신도 정기적으로 계속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당분간 마스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