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명언들은 왜 지금도 생생할까?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439호 (2020-09-28일자)

 우리를 뜨끔하게 만드는 공자의 명언 10개

○학이시습지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불역군자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不亦君子乎): 책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실천하면서 살면 즐겁지 아니한가? 가슴을 터놓을 벗이 멀리서 찾아오면 기쁘지 아니한가?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이야 말로 군자 아닌가?

○지란생어심림, 불이무인이불방(芝蘭生於深林 不以無人而不芳): 깊은 산 속의 영지와 난초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향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잘 아는 사람 < 좋아하는 사람 < 즐기는 사람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덕을 쌓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주위엔 이를 아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 사람의 본성은 비슷하지만, 습관은 큰 차이를 만든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책만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고루해지고, 생각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

○군자이행언, 소인이설언(君子以行言, 小人以舌言): 군자는 행동으로 말하고, 소인은 혀로 말한다.

○군자구제기, 소인구제인(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는 일이 잘못되면 자기 탓을 하고, 소인은 남 탓을 한다.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번지르르한 말과 이미지를 내세우는 사람 중에서 훌륭한 사람은 드물다.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이 있는데도 이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잘못이다.

오늘 서울 명륜동의 성균관 대성전에서는 한 해 가장 큰 행사가 열리죠? 기원전 551년 오늘, 지금의 산동성에 있던 노나라 추읍에서 태어난 공자를 기리는 '공부자탄강기념식'과 유교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추기석전'이 펼쳐집니다.

공자는 60대의 늙은 군인 숙량흘과 10대의 안진경 사이에서 ‘비정상적 관계’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공자가 어렸을 때 제기를 갖고 놀았다는 기록을 들어서 안진경을 무당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어쨌든 공자는 넉넉지 않은 집에서 태어나서 창고지기, 축사지기 등 생고생을 하면서 예법을 독학으로 배웁니다.

요즘 유교는 ‘산 사람을 위한 철학’이라기보다는 ‘죽은 사람을 위한 종교’에 가까워 보이지만 공자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고 합리주의자였습니다. 공자는 제자가 귀신의 존재에 대해서 묻자, “현실도 모르는데 사후를 어떻게 알겠느냐?”고 대답합니다. 공자는 요즘처럼 힘과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무질서한 시대에 화려한 제사를 통해 하극상을 합리화하려는 정치세력에게 분수를 알리기 위해 저마다에게 맞는 제사의 형식을 주장했을 따름입니다.

공자는 50대에 노나라에서 잠깐 자신의 이상을 펼치다가 낙마했고, 10여 년 동안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인의를 바탕삼은 정치’를 주장했지만, 자신의 정치철학을 펴는 기회를 얻지 못했지요. 세상으로부터 ‘안 될 줄 알면서도 행하려는 이(知其不可而爲之者)’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지만, 뜻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공자는 말년에 제자들을 교육하며 여생을 보내다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는데, 공자의 어록들을 돌이켜보면 하나하나 지금 현실에 어떻게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질까 무릎을 치게 됩니다. 어쩌면 기술과 환경은 바뀌었지만, 2500여 년 동안 사람들의 지혜는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해서일까요? 오늘은 공자의 명언들을  새기면서,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오늘의 음악

여름과 씨름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벌써 9월의 마지막 주네요. 한 해가 100일도 안 남았습니다. 가을의 들입에 어울리는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김영동의 ‘초원’과 닐 다이어몬드의 ‘September Morn'(9월의 아침)’ 이어집니다.

  • 초원 - 김영동 [듣기]
  • September Morn' - 닐 다이어몬드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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