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끊어야 할까? 암환자도 먹는데, 왜 문제일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이 강조되면서 육류를 멀리 하는 사람이 있다. 고기 섭취가 몸에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고기는 정말 건강에 나쁠까? 채소, 과일만 먹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건강수명을 위한 육류 섭취법을 알아보자.
◆ “적정량 먹어야” vs “많이 먹으면 간성혼수 유발”
먼저 간 건강을 위한 육류 섭취법을 알아보자. 이 경우 장점과 단점이 다 있다. 결론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고기를 먹되 적절한 양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세포가 손상됐다면 재생을 위해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하는데 육류 등 동물성단백질의 효과가 가장 크다. 생선, 계란 등도 좋다. 간 건강의 회복을 위해 적절한 양의 고기 섭취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고기를 너무 많이 먹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간 기능이 크게 떨어진 사람이 고기를 과다 섭취하면 간성혼수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간성혼수란 간질환이 중증이 됐을 때 일어나는 의식상실 상태를 말한다. 환자의 기력 회복을 위해 개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먼저 의사와 상담해 간 기능을 잘 살펴야 한다. 개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등 동물성 고단백질 음식을 많이 먹으면 후유증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 항암치료 중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되나요?
이런 질문은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고기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한 물음이다. 오히려 암 환자들은 고기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육류의 단백질에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여러 아미노산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 중에는 체력회복을 위해서라도 고기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를 곁들이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대한소화기암학회 자료).
암 환자가 고기를 먹을 때는 기름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고, 닭고기는 껍질을 제거한 후 이용한다. 굽거나 튀기는 요리법보다 끓이거나 삶는 방식으로 먹어야 한다. 육류나 생선을 높은 온도에서 굽거나 태울 경우 암 유발을 촉진하는 강력한 발암물질들이 생긴다. 위암, 결장암, 췌장암,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의 발색제로 이용되는 아질산염은 식도암, 위암, 간암, 폐암, 백혈병 등의 위험요인이다.
◆ 근육 유지를 위해 “중년 이상은 고기 더 먹어야”
우리나라도 젊은층 위주로 고기 섭취가 크게 늘면서 과다 섭취로 인한 각종 질병을 걱정할 정도다. 최근 비만이나 대장암이 급증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노년층은 고기를 잘 안 먹어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근력이 약해져 낙상사고로 오래 입원하면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탄수화물 55-60% , 지방 15-20% , 단백질 20-25%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대한의학회-보건복지부의 자료).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실제 영양소별 에너지 섭취분율은 탄수화물 62.2%. 지방 22.9%, 단백질 14.9%이다(2017국민건강영양조사).
특히 중년 이상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0%대로 지나치게 높고 단백질 섭취 비율이 더욱 낮다. 이는 중년-노년 들어 악화되는 근육유지에 좋지 않다. 건강한 사람도 40세가 넘으면 매년 근육이 감소하는데, 체내에 단백질마저 부족하면 근감소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몸의 근육이 감소하는 중년 이후에는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을 유지해야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예기치 않은 사고로 입원해도 회복이 빠르다. 암 환자가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도 근감소증을 막고 체력, 면역력을 올리기 위해서다. 근감소증이 악화되면 암 자체가 아니라 근육 감소로 사망할 수 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채소, 과일이 좋지만 암 치료 식단에는 육류를 추가해야 암을 이길 수 있다. 단백질은 콩류, 두부, 달걀 등도 도움되지만 단기간에 섭취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기가 제격이다.
◆ 결국 적절한 섭취량과 조리 방식이 문제
고기는 과다섭취가 문제다. 육류가 주식인 유럽과 미국 등은 위암이 암 1위인 한국-일본과 달리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이 암 발생 1-2위다. 육류를 과다 섭취하면 동물성지방, 포화지방이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요리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대장암은 고기를 굽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먹으면 발암물질이 증가해 위험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고기가 내키지 않는다면 콩류, 두부, 버섯 등 식물성 단백질 음식을 자주 먹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 매일 야식으로 닭튀김을 먹는다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고기를 많이 먹었다면 운동으로 열량을 소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