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또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희생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흉기를 휘둘러 정신과 전문의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60세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 사건 이후 또 다시 비슷한 사건이 의료현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북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B(50세)씨의 퇴원 요구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의사 B씨는 환자인 A씨가 병원에서 흡연을 하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르지 않자 퇴원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고 직후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해당 병원은 정신과 전문의 B씨 1명으로 운영하던 소규모 병원이었다.
범행 직후 A씨는 몸에 휘발유 등을 뿌리고 병원 10층 창문의 안쪽에 매달려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검거됐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지난 6월부터 입원중이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신질환 여부와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20개월여 만에 다시 의료인이 병원에서 폭력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이 재현되자 의료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9년 4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병원에 보안 인력 배치와 관련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임세원법’이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