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는 건강의 잣대 “보폭을 늘려 걷자”

[사진=AnnaStills/gettyimagesbank]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걸음걸이가 변할 수밖에 없다. 활력이 떨어지고 보폭도 줄어든다. 걸음을 걷는 모양새를 보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중년, 노년의 경우 젊고 건강할 때와 달리 걸음이 느려지는 경우가 많다. 걸음걸이가 확연하게 달라졌다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운동효과를 높이기 위해 빨리 걷기만 하면 될까? 건강을 위해 걸음걸이을 어떻게 해야 할까?

◆ 40세 이후 근육 감소, 걸음걸이에 영향

건강한 사람이라도 40세가 넘으면 근육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개인차가 크지만 심하면 매년 1%씩 줄어드는 사람도 있다. 음식섭취와 근력운동에 신경 쓰지 않으면 중년에도 근감소증을 앓을 수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과 근 기능의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근육량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근육의 질이 함께 나빠지는 것이 문제이다.

하체의 근육이 줄어들면 전반적으로 걸음걸이의 활력과 보폭도 감소한다. 지병이 없는 40-50대의 걸음걸이가 크게 달라졌다면 근육 감소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단백질 음식 섭취와 함께 비탈길이나 계단 오르기, 스쿼트, 자전거 타기 등 근력운동으로 하체 근력을 보강하는 게 좋다.

◆ 노인의 걸음걸이 변화를 살피자

근육 감소가 두드러진 사람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입원하면 회복이 느리고 폐렴 등 다른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 암이 생겨도 근육이 튼튼하면 이겨낼 확률이 커진다. 반면에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요양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남자는 5.2배, 여성에서 2.2배 증가했다. 근감소증의 신호는 먼저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보폭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인의 근육 감소는 건강악화와 사망의 직접적인 신호일 수 있다”면서 “평소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 보간과 보폭으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보폭(步幅)은 걸음을 걸을 때 앞발 뒤축에서 뒷발 뒤축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보간(步間)은 걸을 때 양쪽 발사이의 가로 간격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골반이 넓으나 보간이 좁다. 그만큼 무릎에 하중이 더 집중돼 관절염 발생이 빈번할 수 있다.

무릎 관절염은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국내에서는 더욱 격차가 벌어져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비율은 여성이 3-4배 높다. 엑스레이 상으로는 65세 여성 절반이 관절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보간이 좁기 때문에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힘을 30% 더 받는다. 이런 현상이 누적돼 ‘O자 다리’로 진행되고 결국 관절염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노두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걸을 때 각 관절에 가해지는 힘과 각도 그리고 골격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 무릎 관절염 빈도가 높은 이유를 밝혀냈다”고 했다.

◆ 보폭을 넓혀 걷자

빨리 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보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보폭보다 10cm 더 넓혀 걷는 것만으로 신체기능을 강화하면서 인지기능까지 활성화할 수 있다. 보폭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걸음도 빨라지고 운동효과가 커진다. 근력운동의 효과가 떨어지는 걷기로도 하체 근육의 양과 근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젊었을 때부터 근력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워놓으면 중년, 노년의 활기찬 걸음걸이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중년부터 시작한 근력운동도 효과를 낼 수 있다. 운동 시 유산소운동만으로는 근력을 키우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근력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근육 소실을 막기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와 계란, 콩류 등을 적절하게 먹는 것도 필요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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