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동시에 유행하면 어떻게?
코로나 국면으로 전 세계가 경황없이 보내다보니 어느새 한 해의 절반이 흘렀다. 후텁지근한 여름을 지나 곧 찾아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시기는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이라는 점에서 의료 현장에 더 큰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가을께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지난 2~3월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환자의 일부에서 감기, 독감 바이러스 등 다른 유형의 호흡기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는 돌아오는 가을과 겨울,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에 감염되는 환자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국내 독감 환자는 11월 늘기 시작해, 12~1월 사이 크게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에 대한 대비책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다.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환자는 중증에 이를 확률이 높아지는지, 치명률이 올라가는지 등의 여부를 분석한 자료가 없다는 것.
코로나19 감염자와 독감 감염자는 증상이 유사해 감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열이 나거나 피로감이 커지고 기침이 나거나 목이 아픈 등의 임상 증상만으로 독감과 코로나19 환자를 분별키 어렵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열이 나고 인후통이 있는 환자가 왔을 때, 독감으로 생각하고 타미플루를 처방해야 할지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할지 임상 현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독감과 코로나 바이러스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PCR검사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번의 검사로 독감인지, 코로나인지 감별하면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곧바로 시작할 수 있고, 빠른 후속 조치로 심각한 합병증에 이를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임상 진료 지침과 병상 배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에만 감염된 환자, 독감 합병증으로 중증에 이른 코로나19 환자 등을 가장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는 것.
올가을 독감의 영향력이 미미하거나, 코로나19가 대유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우주 교수는 "지난 2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오히려 독감 환자는 줄어들었다"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등에 신경 쓰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예비책 마련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