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이어폰 끼는 아이, 괜찮을까?
음악을 듣는다고, 유튜브를 본다고, 온 종일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사는 아이들. 그냥 두었다간 청력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문제는 볼륨만이 아니다.
미국의 주부, 다나 디너만은 ‘뉴욕 타임스’에 여덟 살짜리 아들이 하루 종일 헤드폰을 끼고 산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그는 “아이가 비디오 게임을 얼마나 하는지, 스마트 폰은 몇 시간이나 보는지 묻는 의사는 봤어도 헤드폰 볼륨이 얼마나 되는지 묻는 의사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용으로 디자인된 헤드폰을 끼면 안전할까? 어린이용 헤드폰의 볼륨 상한은 85데시벨이다. 미시간 대학교 릭 나이젤 교수에 따르면 “제한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85데시벨 미만이라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볼륨만큼 시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귀청이 떨어져나갈 정도로 크게 듣지 않는다 해도 계속 헤드폰을 쓰고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나이젤 교수는 “기술이 발전한 덕에 온 종일 끼고 있어도 배터리는 끄떡없다”면서 “아이들의 귀를 생각하면, 성능이 좋아진 게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시간과 볼륨의 균형, 어떻게 잡아야 할까? 세계보건기구(WHO) '메이크 리스닝 세이프' 프로그램의 컨설턴트인 소아 전문 청각학자 브라이언 플리고 박사는 “개인에 따라 소리에 대해 민감한 정도가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이가 종일 헤드폰을 끼고 지내는 경우, 볼륨이 70데시벨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WHO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1주일에 80데시벨 이하 음량으로 40시간까지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하루 평균 한 시간 안팎이다. 70~80데시벨은 지하철 내 소음 수준이다.
헤드폰을 끼고 지내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잡음 제거 기능이 있는 헤드폰을 사 주는 것도 방법이다. 가격은 높지만,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깨끗한 음질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볼륨을 올릴 확률이 낮아진다.
청력 손상은 돌이키기 어렵다. 적어도 3년에 한 번, 청력 테스트를 받게 할 것. 아이가 혹시 “뭐라고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되묻는 일이 너무 잦지는 않은가도 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