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겁나도...비누로 농산물 씻지 마세요
채소, 과일 등의 표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봐 세제나 비누로 농산물을 씻는 사람들이 있는데, 건강전문가들은 이런 세척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 이후 위생 문제에 예민해진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씻는데 그치지 않고, 세제를 이용해 문질러 닦는 사람들이 있는데, 세제나 비누는 식재료를 닦는 용도가 아니다.
코로나19 위생 수칙 중 중요한 하나가 '깨끗하게 씻기'인 것은 사실이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비누로 꼼꼼하게 손을 문지른 뒤 씻어내야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주방세제도 비누처럼 바이러스를 없애는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식기도구 표면을 닦기 위해 설계된 것이지, 사과나 양파 등을 문질러 닦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농산물 표면에 바이러스가 붙어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되더라도 비누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누는 몸속에 들어와 구토, 설사 등을 비롯한 다양한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위장 장애가 발생하려면 비교적 많은 양의 비누를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민감한 사람은 그 양이 많지 않더라도 탈이 날 수 있다. 또 그 증세가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자칫 엉뚱한 이유로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농무부는 "과일과 채소를 세제나 비누로 씻어서는 안 된다"며 "세제나 비누는 FDA로부터 음식에 사용 가능하다는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산물을 세제나 비누로 닦으면 그 성분이 식재료 속으로 스며들거나 표면에 잔류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식재료 세척용으로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음식에 스며든 세제는 음식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걱정되는 농산물은 어떻게 세척해야 할까? 흐르는 물 아래에서 손으로 문지르며 씻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멜론, 아보카도, 당근처럼 표면이 딱딱한 경우에는 칫솔과 같은 브러시를 이용해 표면을 닦아도 된다.
식품 매개 질병에 대한 조사를 보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흐르는 물과 함께 90~99% 제거된다. 미세한 틈으로 일부 미생물이 숨어들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어차피 세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손과 브러시 등을 활용해 잘 문질러 헹구도록 한다.
일반 세제가 아닌 과일이나 채소용 세제라면 사용해도 좋다. 이러한 세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더 잘 씻어낸다는 연구결과는 없지만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세제는 사용해도 된다. 물, 식초, 레몬즙, 베이킹소다 등을 이용해 직접 천연세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 역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검증은 없지만, 역시 몸에 해가 되지는 않으므로 불안하다면 사용해도 무방하다. 또한 식재료를 만지기 전에 따뜻한 물로 비누칠을 하며 손을 깨끗이 잘 씻는 과정 역시 잊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