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근감소증, 가볍게 봐서는 곤란해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어 온 칼럼도 65번째가 되었다. 대학에서도 65세가 되어 정년퇴임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마지막 칼럼은 노인과 만성질환 환자의 근감소증에 대한 내용으로 채울까 한다.

근육량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줄어든다. 30세 이후 1년에 약 0.5~1% 씩 감소하는데 노년기가 되면 근육량이 청년기의 거의 반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근육의 무게가 체중의 15~25% 정도밖에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17년에 노년의 근감소증을 공식 질병으로 인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질병분류코드를 부여했다. 노년의 근감소증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근육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근력이 떨어져서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낙상의 위험도 높인다. 낙상에 따른 골절은 노인층의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노인의 근감소증은 근육량, 근력(악력), 그리고 보행속도 측정을 통해 진단한다. 체성분 분석검사로 근육량을 재 65세 이상 남자는 7.0kg/m² 이하, 여자는 5.7kg/m² 이하이면 근감소증으로 판정한다. 악력은 남성이 26~27㎏, 여성은 16~18㎏ 미만이 기준이고 근력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5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초 이상이면 약한 것이다. 보행 속도는 중증도 판단 기준으로 삼는데 4m를 걷는데 5초 이상 걸리면 중증의 근감소증이다. 종아리 둘레를 재어서 32㎝ 미만이거나 양 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각각 맞대고 자기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둘러싸듯 감쌌을 때 딱 맞거나 헐렁하다면 근감소증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노인에게 만성질환이 있으면 근감소증이 더 심할 수 있다. 말기신부전으로 인한 투석환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인데다 운동이 부족하고 영양 결핍이 자주 동반되어 근감소증이 잘 생길 여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는 말초신경병증이 흔히 합병되므로 근위축이 잘 발생할 수 있고, 비타민 D의 결핍, 부갑상샘 기능항진증, 카르니틴 부족 등에 의한 근병증도 호발한다.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근력운동과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인 육류 등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운동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좋은 것은 유산소운동이기 때문이다. 근력운동은 팔굽혀펴기, 바벨 운동이나 스쿼트 같은 운동이 좋으며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여 무리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kg당 1~1.2g이 권유된다. 이러한 고단백 섭취는 투석 환자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1, 2, 3 단계의 만성콩팥병 환자는 고단백이 콩팥 기능 손실을 촉진한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근병증은 L-카르니틴 보충으로 개선할 수 있다. L-카르니틴은 근육세포에 에너지 제공에 관여하는데 만성콩팥병 환자는 카르니틴의 생산이 감소하고 음식물을 통한 섭취가 줄 뿐 아니라 혈액투석 중 제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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