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모판협착증 환자 3명 중 2명은 심방세동 동반한다
국내 의료진이 심방세동과 뇌경색 발생 위험을 높이는 ‘승모판협착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10년간 발생률 및 치료 트렌드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해 향후 이 질환의 치료법 확립에 근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오용석 교수(교신저자),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주연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빅데이터를 이용해 국내 승모판협착증의 10년간 유병률, 발생률, 치료 및 예후를 분석한 결과, 승모판 협착증 발생률이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뇌경색 발생률은 감소하지 않고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승모판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 4만2075명을 분석한 결과 66.1%(2만7824명)가 심방세동을 동반하고 있었다. 10만명당 승모판협착증 발생률은 2008년 10.3명에서 2016년 3.6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심방세동을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응고제 치료는 2008년 58.4%에서 2016년 83.1%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항응고제는 아직까지는 와파린 등과 같은 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만 승모판협착증을 동반한 심방세동에서 인정되고 있다.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등의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는 2008년 23.7%에서 2016년 6.3%로 감소했다. 이는 심방세동을 동반한 승모판협착증 환자에게 항응고제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뇌경색 발생 위험률은 감소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모판협착증 환자 중 6965명(16.5%)에게 혈전 색전증이 나타났으며, 이중 1606명(3.8%)은 두개내 출혈이 있었다. 허혈성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은 심방세동을 동반한 승모판협착증 환자의 경우 2008년 2.19%에서 2016년 2.26%로, 심방세동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각각 0.26%, 0.31%)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두개내 출혈은 심방세동을 동반한 승모판협착증 환자의 경우 2008년 0.43%에서 2016년 0.72%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뇌경색 예방 치료법을 확립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승모판협착증은 심방세동과 뇌경색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질환이다. 승모판은 심장의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판막인데, 승모판협착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청소년기에 류마티스 열을 앓고 이것이 판막에 손상을 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승모판막이 좁아지면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좌심방의 혈액이 좌심실로 흐르기 어려워 좌심방의 압력이 높아지고 좌심방의 크기도 증가한다. 심방의 크기가 증가하면 부정맥이 발생하기도 하며 부정맥에 의해 형성된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는 뇌경색과 같은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오용석 교수는 “기존의 와파린 등의 비타민K 길항제만으로는 승모판협착증에서 발생한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과 두개내 출혈을 예방하는 기본적 치료법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승모판협착증이 없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두개내 출혈의 감소 효과가 와파린보다 우월한 비-비타민K 길항 항응고제(NOAC)를 이용한 치료법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