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극심한 통증…원인은?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45세 남성이 고환과 음낭 부위 통증으로 병원에 찾아왔다. 전날에는 갑자기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 생겼는데 그 분의 표현을 옮기면 ‘죽는 줄 알았다’고 하였다. 매스꺼워 토했다고도 했다. 오늘은 아픈 것은 덜한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시원치 않다고 하였다.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다수 있었고 복부 X선 사진에서 요관 해당 부위에 직경 4mm 정도 되는 작은 돌맹이가 보였다.
환자분의 증상은 요관결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콩팥 안에 있던 결석이 떨어져 나와 요관에 걸리면 요관이 결석을 밀어 내려고 요동을 치는데 이때 극심한 통증이 온다. 이때의 통증은 ‘숨쉬기도 힘들 만큼 죽을 듯이 아프다’고 하는데 흔히 산통(疝痛)이라고 한다. 결석은 대개 콩팥에서 만들어지고 결석이 발견된 곳에 따라 신장 결석, 요관 결석, 방광 결석 등으로 구분한다.
결석이 콩팥에만 가만히 있으면 특별한 증상이 없다. 콩팥에서 결석이 빠져 나가면 첫 번째 거쳐야 하는 곳이 요관인데 요관이 길고 가늘어서 결석이 잘 걸리고 이때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행히 결석이 작아서 요관에서 방광 가까이로 내려가면 심하던 옆구리 통증은 쥐도 새도 모르게 갑자기 사라지고 고환 음낭 쪽이나 대음순 쪽으로 통증이 이동하고 빈뇨, 배뇨통, 잔뇨감 등 배뇨와 관련된 증상이 나타난다. 오심이나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어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결석이 요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점막에 상처를 입히므로 요검사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나타나는데 심하면 육안적 혈뇨가 나올 수도 있다.
요관에 걸린 돌의 운명(?)은 2가지 중 하나이다. 즉 어떤 돌은 방광으로 쉽게 빠져나가지만 다른 돌은 요관에서 오줌길을 막고 버티고 있기도 하는데, 이는 돌의 크기와 모양에 의해 결정된다. X 선 사진을 찍으면 돌은 대개 하얗게 보이는데 돌이 어디에 있는지, 돌의 크기나 모양은 어떤지 잘 보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앞으로 치료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돌의 직경이 4~5mm보다 작고 매끈하면 요관을 잘 빠져 나와 방광, 요도를 거쳐 소변으로 자연배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에는 특별한 처치를 하는 것보다는 물을 많이 마시고 줄넘기 등 뛰는 운동을 하면서 결석의 자연 배출을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다.
배출될 때는 당연히 소변으로 뭔가가 톡하고 빠져 나오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큰 돌맹이는 요관 중간에 걸려서 잘 빠져나오지 못한다. 소변이 잘 배출되지 못하여 콩팥에 소변이 고이는 수신증을 초래할 수 있다. 수신증은 콩팥 초음파 검사를 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수신증을 오래 방치하면 콩팥이 못쓰게 되므로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수신증이 발견되면 우선 몸 밖에서 관을 콩팥 쪽으로 삽입하여 소변을 배출시킨 후 수신증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한다. 돌맹이는 최외충격파 쇄석술로 잘게 가루로 부수어서 배설시키거나 요관경 제석술, 즉 즉 돌맹이를 내시경적으로 분쇄해 직접 끄집어내는 시술을 받는다. 이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개복수술을 받아야 한다.
돌맹이를 발견하여 제거하였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신결석은 재발 확률이 높은 질환이므로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번 칼럼에서는 예방법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