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보다는 뱃살이...중년여성 심장건강 위협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물면서 체중이 증가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중년여성은 늘어난 뱃살이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SM C&C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20~50대 남녀 4010명에게 체중 변화를 확인한 결과, 43%가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으며, 이 같은 응답은 여성(47%)이 남성(36%)보다 많았다.
비만은 내피세포 기능장애, 염증 및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관상동맥경화증 등을 유발한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인 동시에 각종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
특히 중년여성의 경우 복부비만으로 인한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돼,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중년여성의 경우 체중 관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조준환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흉통으로 병원에 내원해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55세 이상의 폐경 여성 659명을 대상으로 비만의 유형과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47.2%에서 관상동맥질환이 확인됐고, 허리둘레 85cm(33.5인치) 이상의 복부 비만이 있는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의 유병률이 높았다.
또한,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여성들의 허리둘레는 평균 84.7cm인 반면, 관상동맥질환이 없는 여성들의 평균 허리둘레는 82.4cm였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보는데, 폐경기 여성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높아도 관상동맥질환 위험과의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허리둘레가 큰 복부비만이나 배가 많이 나온 폐경기 중년 여성의 경우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준환 교수는 "폐경 후 여성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보이는 이유는 에스트로겐 감소와 연관이 있는데, 에스트로겐은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통해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고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폐경 후 에스트로겐 감소는 복부 내장으로 체지방의 재분포를 촉진해 복부 내장 지방 증가로 인한 동맥경화와 혈관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며 인슐린 저항성과 이상지질혈증의 유발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폐경 후 여성에서 관상동맥질환의 유병률과 복부 비만이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활동량이 감소한 중장년 여성의 경우, 복부 비만의 개선을 위해 식습관 조절과 집에서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복부운동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