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코로나 환자, 여성 호르몬으로 치료?
코로나19는 남성이 더 잘 걸리고, 증상도 심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남성이 여성의 두 배다. 유럽은 사망자 중 70%가량이 남성. 한국도 28일 현재 치명률을 보면, 남성이 2.95%, 여성이 1.81%다.
왜 코로나19는 남성에게 더 치명적일까?
남성 흡연자가 더 많은 탓이라는 추측이 있었고, X염색체가 두 개인 여성의 바이러스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더 강하다는 짐작도 나왔으나 아직 입증된 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호르몬에 주목하는 의사들이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남성 코로나19 환자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을 일정 기간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뉴욕에서는 지난주 에스트로겐 투여 시험을 시작했으며, LA에서는 다음 주에 다른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는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호르몬은 항염증 작용과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을 제어한다.
LA의 시다스 시나이 병원 호흡기내과 관계자는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하는 중증 환자의 75%는 남성일 정도로 남녀 간 증상 차이가 심하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임신부의 경우 보통 면역력이 약한데도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증상이 가벼운 경향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남성에게 부족하지만 여성, 그중에서도 특히 임신부에게 많은 것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이었다.
그러나 성별 면역 차이를 연구하는 다른 전문가들은 여성 호르몬 투여 시험에 시큰둥했다. 여성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낮아지는 폐경 이후 여성도 남성 환자보다 경증이거나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호르몬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것.
과학자들은 호르몬 등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뿐만 아니라 흡연 여부, 손 씻기 등 생활 습관 등의 행태적 차이도 감염 및 증상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아무튼 뉴욕 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 의대는 남성과 55세 이상 여성 등 확진자 110명에게 에스트로겐 패치를 일주일간 붙이는 임상 시험을 시작했고, LA의 시다스 시나이 병원은 40명의 남성 확진자에게 5일 동안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놓을 예정이다. 결과는 몇 개월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