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해야 되는데…항혈전제 복용 중단해야 할까?
임플란트 치료를 권고 받은 60대 남성 J씨는 임플란트를 하고 나면 지혈이 어려울까봐 고민이다. 심장질환을 치료한 이후 피를 맑게 해주는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시술 중에 출혈이 많이 생길까봐 약을 중단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심장도 걱정이다.
위 사례자가 복용하고 있는 항혈전제는 피를 맑게 해주는 약으로, 혈관에 혈전이 생겨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항혈전제는 크게 ‘아스피린’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항혈소판제와 ‘와파린’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항응고제로 나뉘는데 주로 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에서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박관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혈전을 예방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데, 항혈전제를 복용중인 사람은 간혹 치과 치료 후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며, “많은 환자들이 이를 알고 치과에 오기 전에 미리 약을 며칠간 중단하고 오는 일도 있는데, 이처럼 임의로 항혈전제 복용을 중단하고 오는 경우에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 권고 없이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치과 치료 후에 출혈이 어느 정도 될지, 그리고 얼마나 깊은 부위까지 치료가 이루어질지 확인해야 한다. 뼈를 직접 건드리지 않는 스케일링, 치근활택술(잇몸 속에 기구를 넣어 치아의 뿌리 표면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 근관치료(신경치료), 크라운(충치를 제거하고 이를 덮어씌우는 치료) 등은 치과에서 가장 흔하게 하는 치료로 시술 후 출혈 가능성이 많지 않다.
임플란트 중에서도 뼈를 삭제하지 않는 일반적인 발치나 뼈가 안정적인 부위에 시술하는 임플란트는 치료 직후 피가 많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교적 쉽게 지혈이 가능하다. 하지만 잇몸을 넓게 절개해서 뼈를 갈아낸 후 발치를 하거나 깊은 곳까지 뼈 이식을 동반하는 임플란트 수술 등은 출혈이 지속될 수도 있다.
항혈전제를 복용중인 환자의 치과 치료 전후 주의사항은 아래와 같다.
▲치과의사의 진찰 후에 예상되는 출혈이 양, 출혈이 일어나는 깊이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항혈전제를 처방하는 주치의에게 본인의 상태에 따른 약물 중단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약물 중단으로 인한 위험성과 치과 수술 후의 출혈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치료 전 항혈전제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 후 지혈이 잘 되도록 치과의사의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따른다
▲만약 항혈전제를 중지하고 치과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치료 후 출혈 여부를 확인한 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항혈전제 복용을 다시 시작한다
위와 같은 주의사항을 지킨다면 출혈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일은 드물다.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면서 간질환, 신장질환 등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지혈이나 감염에 더욱 취약하므로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의사항을 잘 지키면서 치료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수술 부위에서 출혈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박관수 교수는 “정밀 진찰 후 깊이가 너무 깊지 않은 수술이라면 가능한 항혈전제의 중단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만약 수술 후 지혈에 문제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입원 수술도 가능하고, 언제든 신속히 대응 가능한 응급 의료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므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또한, 항혈전제 복용 중 치과 수술을 받고 출혈이 지속될 때는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의료진의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