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안내견 '조이'가 가져온 기쁨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406호 (2020-04-20일자)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가 선물한 기쁨

김예지 당선자의 2015년 귀국 연주회 포스트

주말에 포근한 소식이 들렸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당선된 시각장애 피아니스트가 안내견을 데리고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래한국당 김예지 당선인이 안내견 ‘조이’와 함께 국회에 출입하는 데 논란이 일자, 먼저 정의당에서 논평을 내고 출입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고민할 일이 아니다. 국회는 성스러운 곳도 아니고 그냥 다수가 모인 곳일 뿐이며 당연히 안내견의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지원했습니다.

마침내 국회 사무처가 “김 당선자의 안내견 조이의 국회 출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됐다”고 밝혔습니다. 김 당선인은 “장애인 차별이 없는 국회를 만드는 데 뜻을 같이 해준 정의당 관계자와 이석현 의원에게 감사하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게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시하면서 “21대 국회에서 이처럼 ‘협치와 화합’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인사했습니다. 조이를 통해 여야가 서로 뜻을 함께 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오랜만에 미소 지었을 듯합니다.

영국에서는 1997년 교육부 장관, 2001년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데이비드 블렁킷이 안내견 ‘루시’와 함께 의회와 왕실을 출입했지만, 우리나라에선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의 안내견은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고, ‘조이’가 그것을 알려주는 ‘안내견’ 역할을 했군요.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회의를 방해할 것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입니다. 폭력과 고성이 난무하면 흥분할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일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9·11 테러 때에는 수많은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침착하게 ‘주인’을 구했습니다. 한 안내견은 주인이 목줄을 풀어주고 나가라고 명령했지만, 몇 분 뒤 돌아와서 70층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도왔습니다.

안내견은 수많은 견공 중에서 엄선한 후보를 2년 동안 교육시켜 이 가운데 30%만 합격시키는 철저한 교육과정을 통해 양성됩니다. 1년 동안 자원봉사자의 가정에서 지내며 일종의 ‘인턴’ 과정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순간에도 의젓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웬만한 천둥벌거숭이보다는 낫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안내견 문화’를 자리 잡게 한 데에는 역시 삼성의 힘이 컸습니다. 삼성은 1993년 지금은 병상에 누워있는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안내견학교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200여 마리를 시각장애인에게 무상 보급했습니다. ‘조이’도 이 학교 졸업생입니다. 삼성은 이밖에 구조견, 탐지견, (청각장애) 도우미견, 치료견 등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입니다. 1981년 UN의 권고에 따라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온 ‘재활을 날’을 ‘장애인의 날’로 바꿨고, 1991년 법정 기념일이 됐습니다. 오늘부터 1주일은 장애인 주간이고요.

이번 장애인의 날에는 ‘조이’가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군요. 오늘은 장애인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언제라도 장애가 생길지 모르는데, 장애인이 됐을 때를 아울러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장애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라는 것이 뚜렷해지겠지요. 오늘, 한 주, 장애인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베닥] 류머티즘 대가가 최근 깨우친 것

류머티즘의 베스트닥터로는 한양대류마티즘연구원의 배상철 원장(61)이 선정됐습니다.

배 원장은 류머티스 관절염과 루푸스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면서 SCI 학술지에 475편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환자들의 경제 사정과 간병 형편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는 철저한 치료로도 정평이 나있지요.

최근 코로나19 탓에 국제학회가 취소되자 배 원장은 대기 환자의 리스트부터 체크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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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오늘은 국회의원이 된 피아니스트 김예지의 연주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슈베르트의 즉흥곡 3번, 작품번호 90번입니다. 이어서 비바챔버앙상블과 모차르트 터키행진곡을 협연합니다. 안내견의 의젓한 모습 함께 할 수 있습니다.

  • 슈베르트 즉흥곡 3번 - 김예지 [듣기]
  • 터키행진곡 - 김예지 & 바비챔버앙상블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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