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보사 기사회생? 미 3상 임상 재개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각광받다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미국 내 임상시험이 재개된다. 이 약의 주요 성분이 뒤바뀌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품목 허가가 취소되고 대표가 구속되는 위기에 처했던 코오롱은 기사회생할 전기가 마련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현지법인인 코오롱티슈진은 12일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환자 투약을 포함한 인보사 임상 3상 시험을 재개하라는 공식문서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FDA가 인보사의 미국 임상 보류(Clinical Hold)를 해제하고 3상 시험을 재개토록 했다는 '낭보'가 도착했다는 것. 코오롱티슈진은 “그동안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의 유효성을 FDA에 인정받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로 인보사의 개발과 미국 현지 임상시험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로써 코오롱은 FDA가 지난해 5월 인보사 임상보류 결정을 한 지 11개월여 만에 다시 임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측은 "자사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초로 형질 전환된 신장유래세포(인보사2액)로 환자투약을 포함한 임상 3상 시험을 계속해도 좋다는 점을 FDA가 인정해 준 의미"라고 밝혔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 2상까지 진행됐지만 지난해 2월 3상을 진행하던 중 성분 중에 있어야 하는 형질전환 연골세포 대신 종양을 일으킬 수 있는 형질전환 신장세포가 발견됐다. 미국 FDA는 지난해 5월 인보사의 성분 변경을 이유로 임상 3상을 중단 통보하면서 인보사의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에 몰렸다.
코오롱티슈진은 두 차례에 걸쳐 FDA에 인보사 구성 성분의 특성 분석, 성분 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 사항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고 평가 결과를 기다려왔다. 이 과정에서 FDA가 ‘인보사 임상 중단 사태’의 핵심 원인이 됐던 인보사 성분 변화 발생 경위와 신장유래세포(GP2-293 유래세포)의 종양 발생 가능성에 대한 자료 보완은 요청하지 않았다.
FDA는 인보사의 생산 공정에 대한 개선 방안과 임상시료의 안정성(Stability)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청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추가 요청은 이번 임상 보류 해제 쟁점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조만간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임상시험계획서와 임상시험환자 동의서류 등에 대한 보완 절차를 마치는 대로 환자 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FDA가 인보사의 임상3상 재개 결정을 내리면서 코오롱은 현재 인보사를 둘러싼 각종 민·형사소송에서도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 임상 재개를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면,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불리한 상황을 뒤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임상시험에서도 인보사가 기존의 치료제들에 비해서 확실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어, 3차 임상 돌입에 대해 과도한 희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