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소녀보다 소년 환자가 많은 이유 (연구)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그리고 흡연자다. 그리고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많다.
남성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흡연이 꼽힌다. 남성 흡연자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흡연과 같은 라이프스타일보다 유전적 요인 등의 영향이 더 클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CDC가 월요일(현지 시간) 공개한 연구에 의하면 유아를 포함한 모든 소아·청소년 연령대에서 여아보다 남아가 코로나19에 취약성을 보였다. 신생아부터 만 18세까지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단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로 중증에 이를 확률은 높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은 지나친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기침이나 열이 난 뒤 낫는 경증에 머물며 5% 정도의 아이는 입원 치료를 받는다. 입원한 아이들은 천식, 만성폐질환, 심혈관계질환처럼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전체 아동 환자의 0.1%가 사망에 이르렀다.
아동 환자에게서 드러나는 특이점은 환자의 성비다. 성인 환자의 경우 남성이 53%로 남성 비율이 높았던 반면, 아동은 그보다 차이가 더 벌어져 남아 환자의 비율이 57%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차이가 벌어지는 데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 면역반응= 여성은 궁핍한 환경에 처했을 때 남성보다 굶주림과 탈수 등을 잘 견디고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병도 이 같은 현상으로 설명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나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여성은 임신을 하고 태아를 보호해야 하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르고 강력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 호르몬= 호르몬도 일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성인처럼 남성과 여성 간의 호르몬 수치 차이가 확연하지 않은 아동에게 이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폐경기를 지난 여성 역시도 남성보다 감염병에 강하다는 점 역시 호르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연구팀은 여전히 호르몬 수치 역시 부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유전자= 여성이 혹독한 환경과 특정 질환으로부터 왜 더 살아남는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아직 어렵다. 하지만 연구팀은 유전자가 이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체내 세포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여성과 남성의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는 유전자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 여성에게 불리한 측면은?= 여성은 남성보다 이번 팬데믹 상황에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구팀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 면역시스템이 과잉 반응을 보일 때다.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면 위중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자가면역질환에 잘 걸리는 것도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할 정도로 활성화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