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아예 폐쇄해야 하는 걸까?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의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있다. 일부 자가 격리 의무자의 일탈은 물론, 봄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조금만 더 집에 머무르라는 당국의 호소에 바람 좀 쐬는 게 뭐 그리 욕먹을 일이냐고 맞서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은 영국에서도 고민거리인 모양이다.
BBC는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공원에 나와 일광욕 등을 즐기자, 일부 지자체가 공원을 아예 폐쇄하고 있는 상황을 보도했다.
런던의 경우 이미 해머스미스와 풀럼 지역의 모든 공원과 운동장을 폐쇄했으며, 타워햄리츠 지역의 빅토리아 공원도 문을 닫았다. 영국 내셔널트러스트도 관리 중인 모든 공원, 정원, 주차장을 폐쇄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달 23일 3주를 기한으로 이동제한령을 발령했다. 시민들은 △생필품 장보기 △병원 가기 △통근 △운동 4가지 경우가 아니라면 집에 머물러야 한다.
문제는 운동이다. 당국은 타인과 거리를 유지하며 혼자서 할 수 있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등을 권한다. 그러나 운동을 핑계로 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거나, 벤치나 잔디밭에 모여 앉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모습을 보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공원에 모인다. 개인 간 2m의 거리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공원은 휴식이 아니라 전염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우려다.
매트 핸콕 보건장관은 “집 밖에서 하는 모든 운동을 금지하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룰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노동당 부대표 앤절라 레이너는 “넓은 정원과 뒷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들한테나 먹힐 소리”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합리적이고 적절한 선이란 게 있다”고 핸콕 장관을 비난했다.
에든버러 대학교 린다 볼드 교수는 “장기간 집안에 격리돼 있으면 알코올 소비가 늘고, 가정 폭력, 불안감, 우울증, 운동 부족 상태에 놓이기 쉽다”면서 “잠깐씩이라 야외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 악화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위해 야외 활동은 필요하다. 그러나 극도로 조심스러워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유원지 등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현명한 외출 전략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