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춘곤증? 기분 저기압일 땐 ‘돼지고기’ 앞으로
바로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 급격한 날씨의 변화로 발생하는 신진대사의 부조화, 춘곤증이다. 창문 틈으로 따뜻한 햇볕을 받노라면 기분은 좋지만 왠지 노곤하고 피로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심하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우울감까지 나타난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우울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이때, 온몸이 결린 사람부터 오후만 되면 그냥 침대로 뛰어들고 싶은 재택근무자를 위한 춘곤증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법을 알아본다.
◆ 봄철에 퇴치해야 할 질병 1순위, 춘곤증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나른하고 졸린 춘곤증은 일종의 환경부적응증이다. 햇볕아래 나른함을 즐겨도 좋지만,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다른 질병의 초기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이와 증상이 비슷한 질병으로는 간염, 결핵 등이 있어, 춘곤증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해보고,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피로가 많은 젊은 직장인과 이유 없이 우울한 노년층은 춘곤증 증상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찾아왔는데, 춘곤증 증상으로 가볍게 여겨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봄이 찾아오는데도 꽃놀이 등 야외활동이 제한되어 ‘코로나 블루’가 더욱 깊어질 수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몸 건강을 튼튼히 하여 정신건강까지 맑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노곤한 4월, 춘곤증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3가지
춘곤증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증상이다. 그러나 심해지면 감정 변화와 무기력으로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춘곤증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건강한 봄을 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지침을 따라주면 좋다.
첫째는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이다. 신선한 계절식품 중에서도 달래, 냉이, 쑥과 같은 봄나물은 제철음식이라 맛도 좋지만 춘곤증에 효과를 보인다. 더불어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도 신경 써서 먹어야 한다.
둘째로 전문가들은 가벼운 운동을 권한다. 최근 외출을 줄이는 사회적 분위기상 쉽지 않은 활동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적은 야외에서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실내 스트레칭을 하라고 권고한다.
셋째는 충분한 수면이다. 춘곤증의 증상으로 점심식사 이후 식곤증으로 졸거나 낮잠을 자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상생활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수면패턴이 망가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코로나 블루’와 ‘춘곤증 우울감’ 잡는 식재료, 돼지고기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라는 농담이 있다. 맛있고 입맛을 살리는 육식의 유행으로 ‘고기는 언제나 옳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런데 이런 농담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육류의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의 주원료로, 영양이 불균형하면 우울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단백질은 우울감을 개선하는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여주는 트립토판을 만들어주는데, 이때 어떤 단백질을 섭취하느냐가 중요하다. 단백질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께 채워줘야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B6가 많은 음식으로는 돼지고기·달걀·현미를 꼽을 수 있다. 그중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비타민B군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등심 부위에 비타민B6가 풍부하다. 돼지고기 등심 100g에는 비타민B6가 0.76mg 함유돼있는데, 이는 20대 남성의 일일권장량(1.5mg) 대비 50%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울할 땐 삼겹살도 좋다. 삼겹살에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아연, 셀레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D, B1, B6, B12가 함유돼있다. 비타민D는 우울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영양소다. 또, B12는 인체 내 단백질 합성을 도와 최적의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춘곤증에 좋은 달래, 냉이 등 제철 봄나물의 쌉싸름한 맛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달래의 알싸한 향을 내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돼지고기의 비타민B1과 만나 ‘알리티아민’을 형성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와 춘곤증으로 인한 경증 우울 증상에 수면 처방, 운동 처방, 식사 처방 등을 내리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는 “적극적인 손 씻기, 코와 입에 손대지 않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더불어 규칙적인 수면, 넓은 공원에서의 산책이나 야외운동, 음악, 미술, 독서, 영화감상, 좋은 사람들과의 통화나 소통 등의 활동을 통해 기분을 즐겁게 만들라”고 조언했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진현 과장도“믿을만한 정보에 집중하기, 가족 및 친구와 소통하기,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 찾기, 명상·복식호흡 등 스트레스 해소법 찾기, 가벼운 실내운동하기, 식사 및 수면 규칙적으로 유지하기, 가급적 금주하기”등을 대응법으로 소개했다.
특히 식사 처방은 지나친 당분이나 가공식품 섭취, 음주 등 우울감을 가중시킬 수 있는 음식은 피하고 돼지고기·닭고기 등의 살코기를 통한 건강한 단백질과 과일·채소·통곡물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을 먹는 것이 권장된다.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고기와 밥을 함께 먹으면 인슐린 분비를 더 촉진시키므로 고기를 먹을 때에는 가급적 밥은 적게 먹는 것이 좋고, 고기를 먹고 나서 밥을 먹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대장 유해균의 먹이가 될 수 있으므로 채소를 곁들여 유익균의 먹이로 삼으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