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0대 아이들은 부모 말을 안 들을까?
고민에 빠진 10대 청소년과 부모의 대화는 대개 서로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나름 진지하게 아이의 문제에 조언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국 임상 심리학자 리사 다머 박사는 ‘뉴욕 타임스’ 칼럼을 통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부모가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고민에 빠진 청소년들이 부모와 대화할 때 바라는 것들. 즉, 부모가 10대 자녀와 대화할 때 필요한 덕목이다.
◆경청 = 어른이 그렇듯 10대들도 자신의 문제를 그저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다. 10대 자녀가 고민을 토로할 때는 구체적인 제안을 청하는 게 아니다.
우선 아이들의 고민을 정성껏 듣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은 두서없이 고민을 털어놓다가 나름 해법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공감 = 청소년의 고민이라고 해서 어른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걸 아이들도 안다. 아이들이 고민을 부모에게 말한다면,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너, 완전 황당했겠다”, “속상했겠는데?” 등의 말로 공감을 해주는 게 우선이다.
“함께 있어 줄까? 아니면,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질래?”같은 말로 문제가 풀리든 말든 ‘너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는 것도 좋다.
◆지지 =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 전에 10대 자녀의 기운을 북돋워 주는 게 좋다. “넌 전에도 비슷한 문제를 잘 해결한 적이 있다”라거나 “만만치 않은 문제지만, 너도 이 정도에 굴할 친구는 아니야” 같은 말이 좋다.
아이들은 어른들 앞에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걸 꺼린다. 따라서 “그러게 내가 뭐랬어?” 류의 비난이나 훈시는 대화의 단절을 앞당기는 금칙어다.
◆아이디어 = 아이를 ‘위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세보다 아이와 ‘함께’ 풀어간다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아이에게 대뜸 해법부터 제시하면,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조심스러운 경청 끝에 아이가 도움을 청한다면, 아이의 문제를 정리해주는 데서 시작하는 게 좋다.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나누는 것이다. 전자에 관해 함께 해법을 찾고, 후자에 대해서는 세상에는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걸 이해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