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경도인지장애 때 시작해야 효과 커

[사진=JV_PHOTO/gettyimagesbank]
65세 이상 인구의 10%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 인구가 느는 것을 막으려면 '경도인지단계'부터 빠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정상인보다 10배가량 치매가 발생하기 쉽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일상생활 능력은 보존되지만 기억력이 특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2016 치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22.6%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다. 건망증과 비슷해 보이지만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정미 교수는 "정상인은 1년에 1% 미만으로 치매가 발생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는 8~10% 정도로 10배 가까이 높다"며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 조기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만약 △은행 송금액, 아파트 번호키 등 숫자와 관련된 일에 전에 없던 실수를 하거나 △바둑, 장기, 고스톱 등의 게임이나 취미활동을 전처럼 잘하지 못하거나 △최근 일어난 일이 빨리 생각나지 않거나 △드라마나 책에서 보고 읽은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돼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집안일, 업무 등에 대한 집중 시간과 능력이 감소하거나 △가족 생일, 약 복용 등 지속해서 해온 일을 깜빡 잊거나 △운전 중 실수가 잦아지고, 지하철 환승 등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느낀다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보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경도인지장애나 치매의 주된 증상인 '건망증’'발생 요인을 너무 많은 생각, 지속적인 스트레스, 노화로 인한 장기와 심신 기능 감퇴, 신체 및 정신 허약, 체액의 원활하지 못한 순환, 피가 머물며 생기는 어혈 등을 꼽는다.

이러한 증상을 지연시키는 한약 치료로는 조등산, 팔미지황환, 억간산 등이 있다. 구성 약물인 조구등과 목단피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뇌 내 응집을 억제하고 응집된 아밀로이드 β를 분해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원지·인삼·황기·당귀 등으로 이뤄진 가미귀비탕은 스트레스와 노화로 인한 기억력 장애에 주로 활용한다. 박정미 교수는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24주간 가미귀비탕을 투약한 결과,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위약 복용군에 비해 유의하게 개선됐고, 기억력 역시 현저히 개선됐음을 확인했다"며 "증상 초기에 가미귀비탕과 같은 한약을 복용하면 기억력을 유지·개선하고 치매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약 치료와 함께 침과 뜸도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해 인지 개선 치료에 도움이 된다.

생활 속 치매 예방법도 있다.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절주 및 금연을 생활화해야 한다. 독서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 등 머리 회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만성질환 관리하기 등도 중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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