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닥 건강상담] 탈모약 먹었더니 아랫도리에 힘이…

베닥 건강상담 14화

출연: 민권식 부산 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윤수은 칼럼니스트

사연: 20대 후반 남성입니다. 탈모가 심해 4개월 전부터 경구용 탈모 치료제를 먹고 있어요. 그런데 이 약의 부작용 때문인지 성욕도 없고 발기도 시원치 않네요. 탈모 스트레스가 워낙 심해 부작용을 알면서도 감수하고 먹었습니다. 하지만 별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다가 성적인 문제까지 생겨버리니 더 스트레스네요. 피부과 말고 비뇨의학과를 가봐야 할까요?

□ 윤 작가 :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내시는 대머리가 없다. 안 들어보셨어요?

■ 민 교수 : 아니 그런 말이 있어요? 너무 정확한 말인데. 맞아요. 저도 그거 써먹어야 되겠는데요.

□ 윤 작가 : 정확한 근거는 생각나지 않는데 세대차이일 수 있지만 저희 세대라면 다 아는 (말이에요)

PD : 비슷한 얘기로는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뭐 이런 이야기도 (있고요)

□ 윤 작가 : 맞아요.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저는 제대로 된 자료를 찾기 전에 탈모랑 남성호르몬이랑 연관이 있겠거니,라고 생각은 했었어요.

■ 민 교수 : 어찌 말하면 남성호르몬이 없는 젊은 애들이라든지, 나이가 됐는데도 남성호르몬이 선천적으로 모자란 사람은 체모가 없습니다. 그런데 남성호르몬이 탈모를 유발한다 생각하면 참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것 같은데, 체모와 머리카락은 (생성 원인)이 다릅니다. 체모는 2차 성징에 의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에 반응해서 생기도록 만드는 그런 특징이 확실히 있고요. 남성호르몬 종류가 한 5가지 정도 돼요. 그중에 가장 흔하고 평범한 남성호르몬을 우리는 ‘테스토스테론’이라고 부릅니다. 테스토스테론이라는 것이 적당히 자기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고 필요한 데 가서는 다른 남성호르몬으로 바뀌어서 역할을 하는데, 가장 강력한 남성호르몬의 역할을 하는 것이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걸 줄여서 ‘DHT’라 그러는 데. DHT가 머리의 모근에 도달해서 모근에 있는 DHT를 받아들이는 리셉터, 수용체죠. 수용체에 반응을 해서 머리카락을 자꾸 위축시키고, 모근의 라이프사이클(수명)을 빨리 진행시켜서 맛이 가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점점 빠지기 시작해요.

□ 윤 작가 : 프로페시아, 경구용 탈모치료제가 원래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데 그 부작용이 머리를 덜 빠지게 하는 것이죠.

■ 민 교수 : 꼭 부작용이라고 할 거는 아니고요. 그 약물의 효과를 가지고, 그 효과는 우리가 원하는 거고, 그 외에 나타나는 증상은 다 부작용이라고 표현을 할 뿐입니다. 이 약재의 역할이 무엇인가 하면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도록 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성호르몬에 의해서 움직이는 장기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중에 대표적인 게 전립선 같은 것이고요. 그 외에도 많습니다. 소위 정낭 같은 것들도 그런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정낭은 이렇든 저렇든 우리한테 탈을 주지 않아요. 우리가 관심을 안 가져서 그럴 뿐이고요. 전립선은 문제가 생기니까 우리가 더 관심을 많이 가졌을 뿐인데, 탈모도 그런 부분이 있었지만 그런 효과가 있는 줄은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알게 된 입장이고요. 그래서 우리가 부작용이라고 불러서 그렇지, 글쎄요.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나서 싫은 사람이 있지 않다면 전 부작용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는 않아요. 원래 이 약물이 가지고 있는 효과인데 당시에는 몰랐던 거죠.

[사진=베닥 건강상담 14화]

□ 윤 작가 : 이 사례 같은 경우에는 ‘성욕 감퇴, 발기부전, 성기능 감퇴가 오니까 탈모치료제와 발기부전 치료제를 동시에 먹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보셨거든요.

■ 민 교수 : 어려울 거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병을 치료할 때의 기본 원칙이 내가 어떤 원하는 효과를 위해서 A라는 약을 복용하는 겁니다. 복용을 해서 부작용이 생겼으면 문제가 있어요.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첫 번째는 약을 제거하는 겁니다. 근데 제거하면 내가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죠. 그러니 약을 써야 될 상황이에요. 근데 그 부작용이 있어요. 그렇다면 그런 부작용이 없는 약을 대체해서 쓰면 되는 겁니다. 프로페시아라는 약물 외에 미녹시딜 계열의 약도 있습니다. 이거는 남성호르몬 하고 연관돼서 쓰는 약이 아니거든요. 그런 약으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고요. ‘난 그거 써봤는데 별 효과가 없더라’, 그러면 어쩔 수 없죠. 근데 이 분 같으면 효과가 없으니까 끊을 수 있는데, 나는 효과가 있는데, 쓰고는 싶은데 부작용이 있다. 그럼 그 약은 쓰는 겁니다. 쓰고, 다른 약으로 다시 그 부작용을 커버링을 하는 거죠. 그래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발기부전이니까 발기부전 치료제를 쓰면 되죠. 이런 경우는 흔히 있을 수 있고, 또 쓰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전혀 어려울 일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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