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간암 예방에 도움...커피를 얼마나 마셔야 할까?
커피의 건강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간암, 제2형 당뇨병, 심장병, 파킨슨병 등의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논문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커피는 불면을 유발하고 위장, 심장 등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어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주의해서 마셔야 한다.
커피의 건강 효과와 관련, 개별 논문이 아니라 의사-학자들이 모인 국내 학회 차원에서 인정된 것은 간암 예방 효과를 들 수 있다. 대한간학회는 만성간질환자가 커피를 마시면 간암 발생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진료지침을 2018년 발표한 바 있다. 진료지침은 간 전문의를 위한 진료 가이드라인으로 환자에게 커피 섭취를 권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커피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계속 나오고 있다. 김지욱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평생 마신 커피의 양이 많을수록 치매 유발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더욱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김지욱 교수팀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공동연구팀과 55~90세 성인 411명을 대상으로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 여부를 분석한 결과 하루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사람의 뇌에서는 2잔 미만으로 마신 사람에 비해 치매 유발물질이 적게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나이와 인지활동 여부, 흡연, 음주 여부 등 교란변수들을 보정한 결과 평생 하루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사람의 대뇌 병적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위험도가 2잔 미만을 마신 사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다.
김지욱 교수는 “이미 선행 연구에서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에 걸릴 위험이 65%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었다”며 “커피를 평생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이 67% 정도 감소한다는 병리적 근거를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커피의 건강 효과는 클로로젠산, 마그네슘 등 다양한 항산화 물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몸의 노화나 염증을 막는데 좋은 항산화물질은 채소와 과일에 많다. 이 물질들이 체내에 들어오면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 간암 예방에도 좋다.
하지만 커피는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느냐가 관건이다. 커피 속 카페인에 반응하는 정도는 나이와 건강수준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우리나라 국민의 카페인 하루 섭취기준은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청소년 2.5mg/kg(체중) 이하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캔커피 4.8캔, 커피믹스 8.3봉, 캡슐커피 5.4잔, 커피전문점 커피 3.3잔이 하루 섭취권장량에 해당하는 양이 된다.
이는 카페인을 기준으로 산출된 수치로 커피 속 다른 성분을 지나치게 섭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녹차 등 다른 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설탕, 프림이 섞인 커피보다는 블랙커피가 권장된다.
커피 섭취 기준은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춰야 한다. 건강에 좋다는 일부 연구결과를 보고 몸의 불편을 느끼면서 마실 필요는 없다. 다른 식품도 마찬가지이지만 커피도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마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