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공황장애, 주의집중력장애 치료..."챗봇, VR로 셀프 관리"
"집에서도 가상현실(VR) 체험으로 주의집중력장애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29일 '가상현실 플래그십 프로젝트 성과발표 심포지움’이 열린 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 로비에서는 VR 콘텐츠 시연 및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관계자들의 안내로 VR 콘텐츠를 살펴보는 참석자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직접 얼굴에 VR 기기를 착용하고 가상현실을 체험한 후 궁금한 점을 묻기도 했다.
아들(6세)이 주의집중력장애(ADHD) 환자인 주부 김민정씨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같은데, 약물 치료 외에도 집에서 VR 체험으로 ADHD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면서 "하루빨리 상용화되어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 '주의집중력장애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Pay Attention'을 발표한 김수정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사는 "전체 아동의 5~10%가 ADHD를 앓고 있는데,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불안 및 우울장애, 학습 장애, 대인관계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은 집에서 스스로 훈련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로 집안, 도서관, 카페, 길거리 상황을 체험해 집중력 유지 훈련을 할 수 있다. 브레인 게임 등을 활용해 인지적 통제 훈련도 가능하다. 알파벳, 도형, 위치 및 색깔 기억 등을 이용한 주의집중력 검사 및 실행기능 검사 도구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성을 검증 중이며 앞으로 임상 진료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챗봇 공황장애/주의집중력장애 관리 어플리케이션-토닥이'를 발표한 장수아 연구원(연세대 의대 의학행동과학연구소)은 "토닥이는 우울증 인지행동 치료를 위한 챗봇"이라며 "질문과 응답 기능을 통한 진단, 치료, 교육, 점검 분야로 구성돼 있어 실질적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닥이를 사용한 환자들은 "공감하는 내용이 많고 신뢰성에 재미도 있으나 반복되는 질문이 지루하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 등은 개선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오주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릴리브(Relieve)' 발표에서 "호흡, 근육이완, 자극 감응 훈련은 효과적이나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가 제약 요소"라며 "4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릴리브 훈련 후 공황장애 극복에 도움이 됐다는 환자들의 피드백이 이어졌다"고 했다.
김재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항장애, ADHD 치료는 약물 기반이나 챗봇과 가상현실 치료는 환자의 셀프 관리가 핵심"이라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난해 공모해 (주)에프앤아이, 강남세브란스병원, 셀바스에이아이, (주)코리아메디케어 컨소시움이 참여해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이번 프로젝트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