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실 없어지는 급성 백혈병 환자들의 병동
지난 편에 이어 오늘은, 재발을 경험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다른 종류의 백혈병보다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공격적인 백혈병’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환자 2명 중 1명이 치료를 받더라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발한 환자들은 다음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아지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재발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도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완치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먼저 항암치료나 방사선 요법을 통해 환자의 몸에서 암세포와 조혈모세포 모두를 제거한 후,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치료법입니다. 가족이나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과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이 있습니다.
재발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다시 치료를 받아, 백혈병 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 상태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식 전 치료에서도 완전관해에 도달했다가 다시 재발하는 것을 반복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항암 치료의 강도를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작용의 위험도 더 커지게 됩니다.
또한 이전에 주로 사용되던 항암치료는 환자의 백혈병 세포와 백혈구 모두를 공격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세균 등에 감염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이식 전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세균 등 외부요인이 완전히 차단된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블리나투모맙’과 같이 재발한 환자들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덜어내는 새로운 약제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블리나투모맙은 재발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의 면역세포와 백혈병 세포 사이의 ‘다리’ 역할을 수행해, 면역세포가 백혈병 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백혈병 세포와 면역세포를 모두 공격했던 이전의 항암치료와는 달리, 면역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덜었습니다.
재발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은 블리나투모맙과 같은 새로운 치료제를 통해 적은 부작용으로, 신속하게 완전관해 상태에 도달해 이식을 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사망 위험 또한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이석 교수는
과거 재발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블리나투모맙과 같은 신약이 다수 출시됐으며, 특히 블리나투모맙은 면역세포가 백혈병 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도록 도우면서도 면역세포 자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이는 치료제다.
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고위험군도 완치길 열린다' 라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자료 출처
[1] Cancer Research UK. Survival statistics for acute lymphoblastic leukaemia (ALL)
[2] Blincyto, Mechanism of Action https://www.blincyto.com/hcp/rr/mechanism-of-action/
[3] Kantarjian H, et al. Blinatumomab versus chemotherapyfor advanced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NEngl J Med 2017;376:83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