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암 진단, '5ARI'가 진단 민감도 높일 수 있어
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서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경구제(5ARI) 사용에 대한 급여 기준이 신설돼 이달 8일부터 적용됐다. 이와 관련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 있어서 5ARI 투약이 오히려 전립선 암 진단을 위한 PSA 검사의 민감도를 높인다는 제언이 있어 눈길을 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ARI 투여 시,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SS) 점수가 최소 8점 이상이면서, 초음파 검사 상 전립선 크기가 30ml 이상이거나, 직장수지검사에서 중등도 이상의 크기로 전립선이 비대해 있거나, 혈청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수치가 1.4ng/ml 이상인 경우 요양급여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립선비대증환자의 장기추적검사에 중요한 진단 기준인 PSA 검사를 적어도 12개월마다 시행하여 수치를 평가하고 기록할 것을 권장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ARI 복용으로 인해 전립선암 조기진단에 사용되는 혈청 PSA수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전립선암 조기진단 시 혈청 PSA 수치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방해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5ARI 사용을 유도하고자 관련 학회 및 협회와 논의하여 5ARI 급여기준을 신설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지난 10월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71회 대한비뇨의학회 추계학술대회의 ‘런천 심포지엄’에서는 약 100명의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참석한 가운데,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국내치료 현황과 급여 보험 변화에 대한 내용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아주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김선일 교수는 "여러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5ARI 투여를 권고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5ARI 사용 현황은 28% 정도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상당수가 적정 수준의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치료는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 안전한 사용을 위해 장기추적검사를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일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장기적인 치료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PSA 검사에 대한 시행 및 분석의 어려움을 꼽았다.
김 교수는 "두타스테리드의 전립선암 예방효과를 살펴본 REDUCE 임상 연구에서 전립선암의 악성도를 나타내는 글리슨 등급이 높은 암일수록 시간에 따른 PSA 수치 증가의 기울기가 크게 나타났지만, '회색지대', 즉 PSA 수치 2.5ng/mL - 4ng/mL 범위에 속하는 환자군에 있어서는 두타스테리드 투약이 오히려 PSA 검사의 민감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GSK 측에 따르면 실제로 전립선암 진단을 위한 PSA의 효용성을 ROC 곡선 분석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두타스테리드는 대조군에 비해 곡선하면적이 유의하게 높고, 최소한 두타스테리드 투약이 전립선암의 진단을 위한 PSA의 효용성을 방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선일 교수는 "유럽 비뇨기과학회 가이드라인(EAU)에서는 두타스테리드가 전립선 용적이 30-40ml 사이의 환자에서도 IPSS 및 전립선 용적을 줄여주고 최대 요속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며 "반면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전립선 용적 40ml 미만 환자에서 위약군에 비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해당 환자의 약제 선택에 있어서도 두타스테리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