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카이스트 연구진 "항암제 신약 타깃 발굴"
국내 연구팀이 악성중피종·흑색종 등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사용될 수 있는 항암제 신약의 타깃 유전자를 찾아냈다.
연세대 의대 병리학교실 김상겸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민환 교수,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YAP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는 타깃 유전자 'MK5'을 발굴했다고 29일 밝혔다.
최근의 암 연구에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바로 YAP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활성화되면 암 발생은 물론, 항암제 내성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YAP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YAP 단백질을 포함한 많은 종양유발 단백질들이 밝혀졌지만,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등을 제외하고 상당수의 단백질은 약제가 결합할 부위가 명확하게 없어 구조상 효과적인 억제제를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YAP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체계적 RNA 간섭 스크리닝 방법을 통해 사람 세포 속에 존재하는 607개의 모든 인산화 단백질을 한 번씩 억제해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현미경 이미지 분석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스크리닝의 효율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실험과정을 통해, MK5 유전자를 억제하면 YAP 단백질 분해를 촉진해 YAP 단백질 활성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 또한, 사람 암 조직 샘플의 전사체 분석을 통해 MK5 유전자의 활성도가 높으면 악성 흑색종, 악성 중피종 종양의 치료 결과와 예후가 좋지 않음을 확인했다.
김민환 교수는 "이는 MK5 유전자가 이러한 암종에서 주요한 항암제 타깃임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도, 종양의 크기를 비교해 보니, YAP 단백질이 활성화된 종양 동물 모델에서 MK5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경우 약 80% 이상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이를 통해 MK5 유전자가 새로운 표적치료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암세포에 MK5 유전자 억제제인 'PF3644022'를 투여했을 때, 암 세포 내에서 YAP 단백질 분해가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MK5 유전자를 활용한 신약 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환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한 스크리닝 전략을 이용한다면, 더 많은 종양 단백질들을 억제할 수 있는 타깃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Cancer Research)'에 10월 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