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무조건 피해야 할까? 음식이 건강수명 가른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몸 관리에 신경쓰는 사람이 많다. 그 중에서 으뜸은 음식 섭취와 운동이다. 과거에는 생소했던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같은 용어도 이제 친숙한 단어가 됐다.
살빼기를 할 경우 탄수화물 음식을 멀리하고, 근력운동을 한다면 단백질 섭취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면 종류나 밥 등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체내에 흡수되기 위해 잘게 분해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당은 뇌, 신경, 폐 조직을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우리 몸에서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은 탄수화물에서 소화된 포도당을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팔다리 근육 뿐 아니라 심장 근육이 움직이기 위해서도 포도당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무조건 탄수화물 음식을 끊을 게 아니라 적절한 섭취가 필요한 이유다.
중년이 되면 근육이 줄어든다. 40세 이후 매년 1%씩 감소하는 사람도 있다. 팔다리 근육은 탄수화물에서 나온 포도당을 비축해 놓고 힘을 쓸 때 사용한다. 그런데 근육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포도당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진다. 결국 남겨진 포도당이 혈중 당 수치를 높여 당뇨병 발병의 원인이 된다.
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교수(건강의학과)는 "비교적 젊은 층도 근육량이 줄어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려면 자신의 체성분과 근육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에 맞는 음식 섭취와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 B1은 탄수화물 대사를 돕고 비타민 C는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영양소다. 비타민 B1은 현미, 율무, 돼지고기, 버섯류나 견과류 등에 많고 비타민 C는 채소, 과일에 풍부하다.
쌀밥보다 잡곡밥을 섭취하면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고 비타민도 보강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호두,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는 지방과 열량이 높지만,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동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데 비해 견과류는 혈관에 축적된 지방으로 생기는 동맥경화증을 막는 식물성 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다.
탄수화물을 무조건 피하기 보다는 현미 등 통곡물과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 등 '좋은 탄수화물'을 자주 먹는 게 좋다. 반면에 '나쁜 탄수화물'(당류, 정제곡물)은 절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장 신경써야 할 성분은 바로 소금이다. 짠 음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암인 위암의 원인이고 매년 미국인 1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주범이다. 미국인 암 1,2위를 다투는 전립선암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
100세를 살아도 장기간 환자로 지내면 장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음식에 신경써야 한다. 한 번 익숙해진 미각은 평생을 가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의 건강수명을 위해 올바른 음식 섭취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