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많이 먹는 것과 짜게 먹는 것은 같은 것인가?
[이태원 박사의 콩팥이야기]
일반적으로 ‘짜게 먹는다’는 것과 ‘소금(식염, NaCl, 염화나트륨)을 많이 먹는다’는 말과 동의어로 통용된다. 그리고 흔히 소금이 짠 것은 나트륨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염화나트륨 중 짠 맛을 내는 것은 염소이지 나트륨이 아니다. 나트륨은 짜지 않다. 엄밀히 말해서 짜게 먹는 것과 나트륨을 많이 먹는 것은 다르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혈압 환자에게 ‘짜게 먹지 말아라’는 것 보다는 ‘나트륨을 적게 먹어라’가 정확한 표현이다.
건강을 위해 나트륨을 적게 먹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몸이 붓기 때문이다. 나트륨은 우리 몸의 삼투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원소로서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혈중 삼투압이 올라가서 그 결과로 부종이 오고 혈액량이 증가하여 혈압이 올라간다. 혈관이 고혈압에 장기간 노출되면 표적장기의 손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대표적인 표적장기가 심장과 심뇌혈관, 신장 등이다. 그 결과로 심장의 좌심실이 비대해지고, 울혈성 심부전이 오고, 만성콩팥병 및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발생된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그 외 위암, 신장결석, 골다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트륨은 얼마나 먹는 것이 좋은가 ? 나트륨 권장량은 성인 기준 1일 2,000mg이다. 나트륨 권장량과 소금 권장량을 혼동하시는 분이 많은데 나트륨 2,000 mg은 소금으로는 5,000mg(5그람) 정도이다. 나트륨의 원자량이 23, 염소의 원자량은 35이고 이 둘이 합친 소금은 분자량이 58이므로 나트륨 2,000 mg은 2,000 X 58/23 =5,043 계산식에 의하여 약 5,000 mg에 해당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나트륨과 소금 섭취량은 최근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아직 권장량보다 2배 정도의 많은 양을 섭취한다고 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기본 팁 중 하나가 국물을 먹지 않는 것이다. 국물에는 음식 전체 나트륨의 70% 이상이 들어 있다고 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하여 ‘저염소금’을 먹는 것은 어떠한가 ? 저염소금을 정확히 표현하면 ‘저나트륨 소금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저염소금에는 염화나트륨이 57% 미만으로 적고 나머지는 염화칼륨으로 대체되어 있다. 저염소금의 칼륨은 나트륨의 배설을 돕기 때문에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인한 고혈압과 부종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칼륨 섭취로 인한 고칼륨혈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나트륨 섭취에 더 조심하여야 한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병의 단계가 진행될수록 과다한 나트륨 섭취로 인한 부종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폐부종으로 인한 호흡곤란도 흔할 수 있다. 또한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한 고혈압의 발생이 더 흔하고 혈압 상승 정도도 더 높을 수 있다. 이러한 혈압의 상승은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콩팥 기능의 감소를 가속화 시킬 뿐 아니라 심장과 심뇌혈관 합병증을 악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