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 달리면 몸에 생기는 변화는?

[이윤희의 스포츠건강] 칠마회 회원들의 생생건강법

[사진= Pond's Saksit / shutterstock]

가끔씩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지난 8월 말에는 오래간만에 234째 풀코스를 완주했다. 마라톤 대회에 나갈 때마다 낯익은 주자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70대 마라토너의 모임인 ‘칠마회’ 회원들을 만나는 것은 큰 기쁨이다. 가끔씩 ‘나도 나이 더 먹으면 저 클럽에 꼭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모임이다. 이들은 노화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깨닫게 해준다.

 

노화하면 지긋한 나이의 노인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인체의 노화는 30대 중후반부터 신호가 시작되고 40대 후반, 50대 초반을 넘어서면 하락세가 뚜렷해진다. 각 관절의 기능은 물론, 뼈를 지탱하고 행동을 제어하는 근육, 인대, 건 등의 탄력과 힘이 떨어지는 것이다. 정도에 따라서 신체의 외형이 변하고 여기저기 통증이 나타난다.

 

그런데 철마회 회원들은 70대 이상인데도 한 결 같이 젊어 보인다. 허리가 꼿꼿하고 음식도 잘 드신다. 심지어는 주량도 세다. 조쌀한 얼굴에 쾌활하고 정정하다. 주위에선 ‘저 나이에 완주를 해도 괜찮을까?’하며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 분들은 KBS 1 TV ‘생로병사의 비밀’에 출연해 이런 의구심을 씻어버렸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다양한 검사를 했더니 골격이나 관절의 상태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나왔다. 실제 나이와 20년 이상 차이가 난 것이었다. 심장, 혈관계의 건강상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회원들에게 가끔씩 어떻게 몸 관리를 하는지 여쭤보면, 대부분 비슷한 대답이다.

 

“뭐, 별 건 없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과식하지 않고, 운동을 철저히 하지.”

“가금씩 이렇게 마라톤 대회에 나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노익장’들은 대부분 동네 공원에서 웨이트 기구를 이용해서 근력운동을 한다. 특이한 것은 큰 근육 위주로 운동한다는 것이다. 가슴, 배, 등, 허벅지 운동을 주로 하는 것이다. 모두 우리 몸을 지탱하는 핵심적 근육들이다. 이 부위가 튼튼하면 허리가 굽을 이유가 없다. 허벅지도 탱탱하니 활동력도 강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하니 온몸이 골고루 자극받아 언제나 신체 활성도가 높다. 칠마회 회원들은 달리기로 심장 혈관계를 튼튼히 하고, 근력운동으로 근육 인대 힘줄(腱) 등의 기능을 유지하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어떤 사람은 노인은 부상예방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마라톤 같은 적극적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근력운동이 오히려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운동을 안 하려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입증됐다.

 

지난 7월 《영양학》(Nutrients) 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노인들이 적정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몸무게 1㎏당 하루 1~1.5g씩 적절하게 단백질을 섭취하면 근력을 유지하고 근육감소증(Sarcopenia)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문제는 “내일부터,” 또는 “한 달 뒤부터”이다. 운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지금 당장”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한 달 후, 1년 뒤는 노화의 속도가 더뎌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 정말 노화는 나이와 정비례하지 않구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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