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황반변성 일으킨다(연구)
대기 오염이 건강을 해친다는 건 더 상식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많이 마시면 폐암은 물론 뇌졸중,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거기에 더해 안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대만의 중국 의학 대학교 등의 연구진은 대기 중의 두 가지 보편 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가 노인성 황반 변성을 부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황반 변성이란 망막의 세포가 손상되면서 중심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인데, 심각한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50세 이상 도시 거주자 4만여 명의 건강보험 데이터와 주변 대기의 질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수치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노인성 황반 변성에 걸리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대기 오염 노출 정도에 따라 네 개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이산화질소 수치가 제일 높은 지역에 사는 이들은 낮은 지역에 사는 이들에 비해 황반 변성 발병률이 200% 높았다. 일산화탄소 수치가 높은 지역에 사는 이들의 위험률 역시 84% 증가했다.
그러나 중간 그룹에 속한 주민들에게서는 심각한 증가세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대기 오염에 어떤 수준 이상으로 노출되면 위험하다는, 따라서 그 수준 아래에 있을 때는 상대적이나마 안전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떻게 눈을 나쁜 공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까? 연구에 참여한 서-항 행크 주 박사에 따르면 선글라스나 고글을 쓰는 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 오염 물질은 눈을 통해 흡수되기 보다는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혈액에 섞여 온몸으로 퍼진다. 주 박사는 “오염이 심한 도심에서는 걷거나 운동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러시아워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연구 결과(Traffic-related air pollutants increase the risk fo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는 영국 의학 저널(BMJ journal of Invastigative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주간지 ‘타임(TIME)’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