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대사증후군 위험 높이나.. "잘 씹어야 치매도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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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족'이 늘고 있다. 혼밥을 매일 먹는다면 제대로 먹어야 한다. 채소와 고기 등으로 다양한 식단을 구성해 비타민,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 섭취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다고 서둘러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시간을 여유있게 가져야 한다.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식사를 시작한 지 최소 15분이 지나야 분비된다. 음식을 천천히 잘게 씹어 먹을수록 잘 나온다. 그런데 식사를 빨리 하면 렙틴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포만감을 덜 느끼게 된다. 과식으로 이어져 칼로리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각종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혼밥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공동 연구팀이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15년)에 참여한 성인 4013명을 대상으로 혼밥이 대사증후군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남성의 혼밥은 대사증후군과 큰 관련이 없었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체지방, 혈압, 혈당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태를 말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2배 이상, 당뇨병 위험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흡연ㆍ음주ㆍ운동 부족ㆍ비만ㆍ불면 등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인다.

최영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음식물은 20~30회 정도 오래 씹어야 잘게 부서지면서 침 속의 소화 효소가 골고루 닿을 수 있다"면서 "대충 씹은 상태의 많은 음식물이 한꺼번에 위로 내려가게 되면 위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되며 소화 장애를 유발한다"고 했다. 이어 "복통, 속쓰림 등의 증상이 생기고 장기간 이어지는 불량한 식습관으로 인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의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고 했다.

식사 시간이 5분 이내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비만 위험은 3배, 당뇨병은 2배, 고지혈증 위험은 1.8배, 지방간 위험은 23배 높게 나타났다.

음식을 씹는 것은 뇌의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작활동이 뇌에 자극을 줘 뇌세포를 활성화한다. 문연실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듣고 보고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자극이 줄어든다”며 “그러면 인지 기능이 함께 떨어지고 치매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최영은 교수는 "저작활동을 할 때 대뇌피질을 자극하고,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함으로써 치매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잘 안 씹는 식사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치매와도 연결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치매환자들에게 치료운동으로 씹는 운동을 권장하기도 한다"고 했다.

음식은 최소 30번 이상 충분히 씹고 식사 시간도 20분 이상 여유있게 갖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건강수명은 사소해 보이는 올바른 식사습관을 지키는데서 출발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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