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극심한 통증... 대상포진, 중년 여성 노린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대상포진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 환자들이 늘고 있어 갱년기 증상과 함께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대상포진'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 인원은 5년간 64만 명에서 72만 명으로 12.4%(연평균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몸의 한쪽으로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나타나기 때문에, 띠 모양의 포진 즉 대상포진(帶狀疱疹)이라고 한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켰던 바이러스가 신경 속에 남아있다가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다시 활동하며 발생한다. 찌르는 듯한, 전기가 오는 듯한, 화끈거리는 듯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옷깃만 스치거나 바람만 닿아도 통증이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할 수 있다.
지난해 환자를 보면 남성은 전체 환자의 39%(28만 명), 여성은 61%(44만 명)로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많았다. 특히, 50대 여성 환자가 11만 6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환자가 17만 7000명으로 전체 24.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다음은 60대(21.1%), 40대(15.7%) 순이었다.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20대(6%)와 30대(12%) 젊은 층 진료 인원도 전체 환자의 약 18%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 인원을 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2.6% 증가했다. 연령대별 증가율은 30대가 4.0%, 40대는 3.6%로 최근 30∼40대의 대상포진 환자가 많이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정구 교수는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에 비해 약하거나, 아플 때 병원을 찾는 비율이 많아 남성보다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7월과 8월에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무더위에 따른 체력 저하가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적절히 치료하면 피부 병변이 생긴 지 대개 1~2개월 후 사라진다. 다만, 대상포진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서 뇌수막염, 실명, 안면마비, 청력 손실, 근력 저하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발진이나 수포 같은 피부 증상이 나온 후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적극적으로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