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의사 가장 많은 병원은?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분야별 최고 명의가 가장 많은 병원은 어디일까?
지난주 건강포털 코메디닷컴이 선보인, 분야별 최고 의사 검색-평가-예약 앱 ‘베닥(BeDoc)’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서울아산병원이 베스트닥터가 가장 많은 병원으로 조사됐다.
베닥에 따르면 각 질병군 분야 1위를 차지한 의사는 서울아산병원이 23명으로 서울대병원(15명), 세브란스병원(13명), 삼성서울병원(11명)보다 많았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을 합치면 16명으로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합친 숫자와 같았지만 서울아산병원에는 못미쳤다.
베닥 앱의 질봔별 최고 의사 리스트는 2000~2019년 7차례에 걸쳐 전국의 의대교수 연인원 3000여 명에게 “당신의 가족이 아프면 어느 의사에게 보내겠나?”를 설문조사해서 연도별 가중치에 따라 합산하고, 온라인 환우회의 평가와 학회 활동 등을 반영해서 78개 질환별로 집계됐다.
서울아산병원이 베스트닥터가 가장 많은 첫 이유로는 의사와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국내 최대 규모 병원이란 점이 꼽혔다. 지난 3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의 100대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은 병상 수가 2700병상으로 독일 베를린의 샤리떼 대학병원(3011병상)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종합 평가 점수는 93.1점으로 아시아 톱10에 들었으며 국내 병원 중 1위였다.
서울아산병원이 세계적 병원으로 자리 잡은 것은 ‘현대’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병원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 가운데에선 아직도 현대중앙병원, 현대아산병원 등으로 아는 사람이 적지않지만, 1989년 서울중앙병원으로 문을 열었다. 병원 이름을 지을 때 회사 이름인 현대나 정주영 회장의 호인 아산을 넣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정 회장이 “이 병원은 봉사를 위해서 짓는 것인 만큼 회사명이나 내 호를 넣지 말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과 현대그룹이 1대 원장인 이문호 서울대병원 내과 과장과 2대 원장 민병철 고려대구로병원 원장 등에게 조직 구성의 전권을 맡긴 것도 병원 성장에 활력소가 됐다.
특히 민 원장은 학력에 상관없이 수술, 치료 잘하는 의사들을 전국에서 대거 섭외해서 자유롭게 일을 맡겼다. 병원의 한 행정직원은 “민 원장은 병원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서 모르는 사람에겐 맨 날 술 마시고 출근도 제대로 안하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그런데도 병원 행정의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어서 임직원들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의사들이 출신대학과 상관없이 실력만으로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병원의 실질적 오너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은 병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며 베스트닥터들을 격려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서서히 전통적 최고병원인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따라잡은 것이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연건동과 분당 병원을 합쳐서 ‘Top 5 의사’의 수에서 114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73명으로 서울아산병원의 77명과 비슷했으며 강남세브란스를 합치면 85명으로 아산병원보다 많았다.
1994년 개원한 삼성서울병원이 이 병원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삼성은 아산병원에서 고수들을 훑고 간 다음에 병원을 설립해야 했으므로 베스트 닥터들을 확보하는 데에는 불리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베닥에서 40~50대 명의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대형병원들의 치열한 경쟁은 더억 더 치열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