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쉽지요?"... 군인에서 화가-작가의 길로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336호 (2019-07-04일자)

"참 쉽지요?"... 공군에서 화가-작가의 길로

 

“어, 얼마 전까지 TV에 나왔었는데….”

1995년 오늘(7월 4일), 사람들은 TV 프로그램에서 “참 쉽죠?(That easy)”를 연발하며 쉽게, 쉽게 그림을 가르치던 화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뽀글뽀글 머리에 텁수룩한 수염의 친숙한 ‘TV 그림 강사' 밥 로스가 림프종으로 눈을 감은 것입니다.

'밥 아저씨‘는 1942년 플로리다 올란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고교를 중퇴하고 목수인 아버지를 돕다가 검지를 잃었습니다. 팔레트를 쥔 손을 유심히 보면 한 손가락이 없는 것을 알게 됩니다.

로스는 19세에 공군에 지원해서 알레스카에서 의무병으로 근무합니다. 군 복무 중 밤에 부업으로 바텐더로 일하다가 독일 출신 화가 빌 알렉산더가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유화의 마술》을 보고 마음을 빼앗깁니다. 알렉산더는 16세기 유화기법인 ‘덧칠 기법(Wet on Wet)'을 가르쳤는데, 30분 만에 그림이 완성됐습니다.

몇 년 전 그림을 취미로 배운 적이 있는 로스는 쉽게 기법을 체득하고는, 부업을 ‘그림 그리기’로 바꿨습니다. 근무 틈틈이 알레스카의 풍경을 그린 유화를 액자에 넣어 팔았는데 이 수익이 급여를 넘깁니다.

로스는 입대 20년째에 매일 고함을 질러야 하는 일에 염증을 느껴 상사로 예편하고 알렉산더의 학원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웁니다. 그는 여행안내원과 미술학원 강사를 병행했는데, 학원 제자 아넷 코왈스키가 스승의 실력에 감탄해서 “내가 지금까지 모았던 월급을 모두 투자할 테니 사업을 하자”고 설득합니다.

로스는 1983년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그림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박’을 터뜨립니다. 우리나라 EBS의 ‘그림을 그립시다’를 비롯해서 전 세계의 인기 교양 프로그램이 됩니다. 로스는 책과 비디오, 물감 등을 팔아서 1500만 달러(약 175억 원)를 법니다. 그림으로 돈을 벌수도 있었지만 대부분 PBS에 기부했습니다. ‘참 쉽죠? 프로그램’은 무려 10년 동안 인기를 끌다가 1994년 갑자기 사라집니다. 그리고 1년 뒤 부음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나타난 것이지요.

로스와 짝을 이뤄 소개되는 사람으로 리처드 바크가 있습니다. 바크도 공군을 전역하고 ‘제 2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고소공포증을 극복하고 청소년 때 비행기를 몰았으며, 대학 1학년 때 중퇴하고 미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했습니다. 바크는 공군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글을 기고하다가 내면에 있는 작가의 자질을 발견합니다.

바크는 전역 후 우화 소설 《갈매기의 꿈》을 내려고 했지만, 출판사마다 퇴짜를 맞았습니다. 단 한 곳, 맥밀런 출판사에서는 잠재력을 평가하고 출간합니다. 하지만 성직자들은 “신의 영역에 도전한 오만으로 가득 찬 작품”이라고 비난했고, 비평가들은 “얼간이들이나 좋아할 내용”이라며 평가절하 했습니다. 책은 서점 책꽂이에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2년 동안 시나브로 입소문이 나더니 갑자기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생일 등의 ‘필수 선물 리스트’에 올랐고, 세계적으로 6000만 권 이상이 팔린,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영화로도 선보였고, 닐 다이아몬드의 영화음악 역시 빅 히트를 칩니다.

군인의 길과 화가나 작가의 길은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안정적 직업’을 떨치고 자신의 길을 간 그 용기 대단하지요? 두 사람에게 만약 아넷 코왈스키나 맥밀런 출판사가 없었다면 그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력자들의 혜안과 용기 또한 칭찬받아야할 겁니다.

우리나라라면 가능했을까요? 안정적 직업을 버리고 자신의 내면에 따라 험난한 길을 갈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것보다 누군가의 ‘황당한 꿈’이 실현되도록 돕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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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첫 곡은 “당신의 내면에 영웅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슬픔과 두려움을 이기고 나아가라”는 내용의 노래이죠? 오늘의 편지 내용에 딱 어울리는 ‘Hero’를 머라이어 캐리가 노래합니다. 둘째 곡은 영화 ‘조나단 리빙 시걸’의 주제곡 ‘Be’입니다.

  • Hero - 머라이어 캐리 [듣기]
  • Be - 닐 다이아몬드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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