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이 가려운 뜻밖의 이유 4
더운 날씨에 땀이 많아지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곳이 있다. 위치상 내놓고 긁기도 어려운 곳, 항문이다. 미국 '멘스 헬스'가 항문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뜻밖의 원인 4가지와 대처법을 뉴욕 대학교 의과대학의 미첼 번스타인 교수에게 들었다.
◆ 세제 = 가려움증과 함께 발진이 생겼다면 속옷에 남아있는 세제 성분 탓일 수 있다. 가려움을 유발하는 화학 성분이 피부에 닿으면 붉은 두드러기가 생긴다. 땀이 나서 축축해지면 증상은 더 심해진다. 예민한 사람은 향료나 표백 성분이 없는 세제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 곰팡이 = 모든 사람의 피부에는 곰팡이가 있다. 건강한 사람은 대개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병약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곰팡이가 창궐한다. 항문과 엉덩이에 군데군데 붉은 영역이 생기면서 습진과 비슷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여름엔 특히 통풍이 잘되는 재질의 속옷을 입는 게 좋다. 심할 땐 병원에서 바르거나 먹는 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
◆ 성병 = 헤르페스, 임질, 클라미디아 등에 감염이 되면 가려움증이 생긴다. 발진, 진물, 성기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대개 가려움증이 멎는다.
◆ 뒤처리 = 대변을 본 후 대충 닦으면 항문에 남은 변 찌꺼기가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반대로 너무 세게 닦는 것도 문제다. 건조한 휴지로 힘껏 닦으면 항문 주변의 민감한 피부를 손상하기 때문이다. 항문 주변에 미세하게 남은 휴지 분말 역시 가려움증의 원인이 된다. 비데나 샤워기를 이용하는 게 좋고 여의치 않다면 물휴지가 대안이다. 단 화학성분을 최소화한 저자극성 제품을 써야 한다.
가려움증의 원인을 제거했음에도 증상이 2주 넘게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항문암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