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등 매운 음식 먹은 후 화장실에서 대처하는 법
불닭, 마라탕, 낙지볶음… 떠올리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매콤한 맛. 그러나 이튿날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 주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고추 후추 등 양념의 매운 성분은 소화기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변으로 배설된다. 문제는 항문 주변의 신경이 입과 비슷하다는 점. 즉, 화끈한 매운맛을 이튿날 뜻하지 않은 부위에서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치핵이나 치열 등 항문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이튿날 화장실에서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새 나오는 지옥을 맛보는 수가 있다. 미국 ‘멘즈헬스’가 매운 음식을 이튿날 ‘열변(熱便)’에 대처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 채소와 함께 = 매운 음식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건 지방이다. 매운 치킨 등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담즙 분비가 느는데, 이 소화액이 매운 성분과 함께 항문을 자극하는 주범이다. 기름진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곁들이면 지방을 흡수해 담즙 분비가 줄어든다.
섬유질은 또한 설사나 변비를 막아주기 때문에 쾌변을 돕는다. 치질 증상이 있는 사람은 변을 보기 전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면 배변이 편해진다.
◆ 3주 내내 매운 음식 = 일종의 극약 처방이지만, 효과는 크다. 이튿날 화장실에서 아무리 괴로워도 매운 음식 없이는 못 살겠다는 사람이라면 시도해볼 만 하다. 태국 쭐라롱콘 대학교 수텝 곤라찬비트 교수는 “매운 음식을 자주 먹어서 직장의 과민성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고추 2.1g에 해당하는 매운 음식을 3주 이상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응급처치 = 변을 본 후에도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고를 바르는 방법이 있다. 위스콘신 대학교 아놀드 왈드 교수는 “항문을 깨끗이 씻은 후 칼모셉틴 연고를 항문 주변에 동전 크기만큼 얇게 펴 바르면 화끈거림이나 가려움증이 가라앉는다”고 말했다. 다만, 화끈거림이 진정되지 않고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감염이나 종양 등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