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개를 좋아하는 건 유전일까(연구)
개는 약 1만5,000년 전 인간이 최초로 가축화한 동물로 알려졌다. 개는 오늘날 가장 흔한 반려동물이며, 개를 키우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좋아진다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어린 시절 개를 키운 경험이 있는 사람은 성인이 돼서도 반려견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순전히 성장 과정에서 겪은 경험의 소산일까?
스웨덴과 영국 연구진은 스웨덴의 쌍둥이 3만5,000여 쌍을 분석한 결과,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욕망은 절반 이상 유전자 구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웁살라 대학교 토브 폴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돌보고 싶어 하는 습성을 타고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전적 문제에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분석하는 것은 성장 과정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배제하는 기법이다. 쌍둥이는 똑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만약 쌍둥이가 성인이 된 후 주변 상황이 각자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반려견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면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분석 결과, 일란성 쌍둥이들이 동시에 반려견을 키우는 경우는 이란성 쌍둥이보다 월등히 많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어떤 유전자가 반려견과 관련이 있는지 밝힌 것은 아니지만, 유전자가 반려견을 키우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리버풀 대학교의 동물 고고학자 키이스 도브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수수께끼였던 개의 가축화에 관한 중요한 단서”라며 “언제, 어디서, 그리고 왜 인간이 개를 가축화했는지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Evidence of large genetic influences on dog ownership in the Swedish Twin Registry has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domestication and health associations)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